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고려인 행사에서 늘 빠지지 않는 이가 있다. 고려인 청년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행사 현장의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바로 김 이고리 ‘고려인청년운동’회장이다.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되는 대부분의 행사와 사업들이 성황리에 열리고 또 잘 마무리 될 수 있는 것도 바로 청년단체가 기층에서 활발히 움직여 주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청년세대의 대표주자이자 고려인협회의 부회장으로서 협회의 중요한 일군이기도 한 김 이고리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를 통해 ‘고려인청년운동’의 주요 활동과 그의 희망을 들어보았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 한국에서는 최근들어 사회적으로 청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청년지원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오래 전부터 이미 청년세대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고려인청년운동’이 탄생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청년운동’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요?
“’고려인청년운동’은 1998년에 창립되었습니다. 그러니까 21살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 단체는 그 당시 고려인협회 회장이였던 최 유리 안드레예비치의 발기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벌써 그 때부터 최 유리 회장은 고려인 협회를 이어갈 후임자에게 대해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고려인청년센터를 설립한 것입니다. 이후 이 단체는 5명의 회장이 거쳐가면서 기초를 닦고 발전을 시켜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여섯번째 회장으로서 최초 단체의 설립 취지에 따라 청년들을 위한 단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젊은이들은 취업전선에서 <당신은 이론만 알고 실무경험이 없으니 취직시킬 수 없습니다>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직업세계의 체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반 사무, 업무 회담의 준비와 진행, 조직사업, 프로젝트 조정, 직원관리 등 말입니다.”
- 구직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가장 절실하고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군요.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 단체의 조직 구성이 잘 되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네, ‘고려인청년운동’은 최고 의결기구로써 <청년운동 포럼>을 두고 있습니다. 이 포럼은 기업에서의 이사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요, 일년에 한번 소집됩니다. 카자흐스탄의 전 지역 청년단체 지도자들이 모여서 단체의 주요안건을 처리하고 사업평가와 예산안 처리 등을 합니다. 즉, 카자흐스탄의 16개 도시에 청년단체가 있는데 각각의 단체가 자기 대표 (부회장이나 열성자)를 포럼에 보냅니다. 그들에게는 투표권이 있습니다.
그 다음은 청년운동 관리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에는 지역 고려인청년단체의 모든 지도자들이 속합니다. 다음은 회장이 있고 그 아래 두 명의 부회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10명으로 이루어진 공화국 이사회가 있습니다. 이사회는 사업기관인데 그들에 의해 프로젝트도 마련되고 단체의 활동 방향도 잡고 여러 행사들도 집행합니다. 그 아래에는 열성자들이 있습니다. 한편, 두 명의 부회장들에게도 각각 자기의 임무가 있는데 한 부회장은 모든 프로젝트의 방향을 조정하고 다른 부회장은 단체내 열성자들과 사업합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우리 단체는 효과적으로 사업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
- 단체의 주요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예, 현재 우리 단체의 주요활동은 크게 세가지 축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우리가 청년단체의 예산을 세우는 것이고, 둘째는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의 프로젝트들을 실행에 옮기는 일입니다. 셋째는 우리 단체 내부 행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행사에 참가한 열성자마다가 일정한 점수를 주는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습니다. 즉, 협회나 우리 단체가 크고 작은 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청년의 경우 많은 평점을 받게 되겠죠. 그 점수가 모아지면 그 젊은이는 그것을 추천서, 연수 혹은 취업자격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21년 동안 활동을 해 오면서 이미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고 또한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을 구축해 놓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가 있습니다.”
- 알다시피, 금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해인데 ‘청년운동’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어떤 행사를 하였는지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3.1운동 100주년에 즈음하여 청년운동이 별도로 조직한 자체행사는 없지만, 고려인협회, 한인회, 총영사관이 조직하는 모든 행사에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하도록 했습니다. 금년은 또한 카자흐스탄에서 ‘청년의 해’입니다. 우리가 이에 따라 각종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세미나, 연수, 마스터-클래스도 조직했습니다. 청년들이 재미있는 정보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유익한 교육연수를 많이 조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가까운 시기에 누르-술탄시에서 청년포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포럼에 CIS의 청년 대표들을 초대할 것입니다. 2018년 말부터 우리는 이미 그들과 친근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상-페테르부르그, 비스케크, 타스켄트에서 오는 대표들이 그들입니다.”
- 이 행사가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되는 이유는?
“ 그 이유는 카자흐스탄에서 청년의 해를 마무리 짓는 행사들 중 하나로 기획되었기 때문입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를 보여주고 카자흐스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알려줌으로써 젊은이들이 이 곳에서 지식을 배우고 난 뒤 다른 나라로 가지 않고 카자흐스탄에 남아서 일하도록 권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 모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협조하고 있지요?
“ 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우리는 재외동포재단과 상호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전 세계 젊은 동포들을 위해 큰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Korean.net 포털에 등록하면 일정한 프로그램을 찾아 모국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청년단체 열성자들이 거의 다 한국을 다녀왔을 정도입니다. 한국의 청년들 중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우리에게서 러시아어를 배우고 우리는 한국어를 배우니 서로 경험을 나누면서 자연히 가까워 집니다. 금년에만 해도 우리가 모스크바, 상-페테르부르그, 비스케크에 가서 동료들과 만나 그들이 어떻게 일하며 어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가를 알아보았습니다. 오늘 젊은이들에게는 국경이 없습니다. 임의의 나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까요…”
ㅇ. 미국에는 우리 동포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나라 입니다. 그곳 청년들과 교류를 맺고 있는지요?
“아직까지 미국의 청년들과는 교제를 못하고 있고, 우리는 주로 CIS 나라 젊은이들과만 교제합니다. 4개 도시 즉 비스케크, 모스크바, 상-페테르부르그 청년들과 가깝게 지냅니다. 카자흐스탄이 유라시아 중심에 놓여 있기에 서로 다니기도 편리합니다. 적어도 일년에 2-3번은 꼭 만납니다.”
-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달리 컴퓨터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네트워킹을 잘하고 있죠?
“ 네. 맞습니다. 우리는 ‘고려인청년운동’의 영문 약자를 따서 mdk.kz라는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K-Pop star kz를 비롯하여 프로젝트도 많습니다. 한 때 <Cook see>라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우리는 유튜브에 국수를 어떻게 장만하는가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후에 유튜브에서 그것을 차단해 버렸는데 그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잘 아시다시피, K-Pop이 아주 인기가 있거던요. 그것을 고려인들만이 아니라 타민족 청년들도 즐겨 봅니다. 우리의 목적은 청년들이 여러가지 테마로 서로 교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블로거가 유행인데요 블로거가 되려면 말을 할 줄 일고 전화를 이용할 줄 알면 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청년단체에 와서 사업하면서도 동영상을 찍고 포스트도 만듭니다. 다양한 정보가 매우 신속하게 보급되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지난 9월 14일에 있은 행사를 봅시다. 광고도 크게 하지 않고 그저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여기 젊은이들이 즐겨하는 인스타그램의 Koreans.kz 에 올렸더니 즉시 반응이 있었어요. 어디에서 진행되며 표는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가 등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어요.”
- 이제는 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자연인 김 이고리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저는 알마타에서 태여났습니다. 아버지는 까라깔빠끼야에서 이 곳이 이주해 왔고 어머니는 알마타주 칠리크 태생입니다. 그들은 알마타에서 서로 알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원동에서 태여났다고 합니다. 나는 고려인 4세입니다. 카자흐국립대와 외국어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2014년에 카자흐국립대를 졸업했습니다. 2008년부터 사회사업에 몸담고 있는데 이미 11년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정부기관 즉 시청과 민족회의 서기국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그 당시 청년단체 회장이였던 김 데니스의 초대를 받아 청년회에 와서 사업하다가 지금은 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 현재 내가 맡은 분야는 카자흐스탄고려인청년단체와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 입니다.”
- 끝으로, 모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째로 하고 싶은 말은 기성 세대이건, 젊은 세대이건 간에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이 자립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모국에서 손님들이 많이 옵니다. 그래서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는가를 자주 물으시는데 비해 그 결과가 없습니다. 한국대표단이 만나자고 할 때 저는 젊은이들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모으려고 애씁니다. 지원금이나 장학금 등을 약속하는데, 실제로 잘 집행이 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한국인들의 이미지가 떨어집니다. 청년들은 믿고 찾아왔는데요…
둘째는 재외동포재단이 고려인들에게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을 많이 주는데요 관련 통계자료를 보면, 카자흐스탄에서는 매번 그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을 방문한 사람들이 또 가곤 합니다. 누가 그 업무를 취급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단체가 일주일간의 모국방문 프로그램에 여러 고려인들을 추천하는데 답이 오지 않습니다. 아무런 구체적 설명도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이를 두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카자흐스탄 청년세대의 대표로서 조국의 통일에 대해 한마디 해주세요
“우리 카자흐스탄 청년들은 남한이나 북한 사람들에게 똑 같이 대합니다. 다시 말해서 두 나라에 대한 우리의 정책이 같다는 말입니다. 내가 친구들과 한국에 갔을 때 북조선으로 가는 기차역에 갔었는데 그 곳에 젊은이들이 많더라구요. 역도 있고 기차만 세워서 가면 됩니다. 카자흐스탄의 청년들은 아픔을 품고 그 과정을 주시하면서 한반도의 통일을 하루 속히 바라고 있습니다.”
-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