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이 많이 사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 알마티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동포단체가 주관하고 총영사관이 후원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식과 행사가 진행되었다. 특히, 주알마티총영사관은 숭고한 3.1정신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고려인 동포사회에 널리 확산시킴으로써 동포들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자랑스러워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고양시킬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월에 우리나라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등 그 어느 해보다 양국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영사관은 동포사회의 숙원에 대한 의견수렴과 함께 진출기업인들의 애로사항 청취 및 해결노력, 재외국민보호를 위해 여념이 없다. 문재인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리라. 본지에서는 고려인 동포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의 알마티 방문을 앞두고 한참 바쁜 주알마티총영사관의 김흥수 총영사를 만나 이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더불어, 김 총영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고려인 동포사회의 현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이 인터뷰는 주알마티총영사관에서 이루어졌다. 회의실의 살짝 열린 문틈으로 비춰진 김흥수 총영사는 흰 와이셔츠 차림에 한 손엔 서류를 쥐고 무척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 업무에 더해 한국의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알마티를 방문할 예정인 문재인대통령을 맞이하는 준비작업을 하느라 분주한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주알마티총영사관에 총영사로 부임하신지도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부임소감을 여쭙기에는 늦은 감이 있지만 한마디 해주시고 또한 중앙아시아의 교통 허브이자 비즈니스의 중심도시임과 동시에 고려인 동포들이 많이 사는 도시인 알마티에 대한 첫인상을 말씀해주시는 걸로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약 30년 가까운 외교관생활중에서 러시아나 CIS지역,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근무한 시기가 굉장히 깁니다. 모스크바에서 3년, 우즈벡에서 2년 반, 타지키스탄에서 대사대리로 2년 등 근무하고 이번에 주 알마티총영사관의 총영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군데를 거쳤지만 중앙아시아지역에 대한 애착이 남달리 많고, 외교관으로서 남은 기간인 3년을 알마티에서 마무리 짓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기쁘고 소감이 남다릅니다.
알마티의 첫인상은 천산에 쌓인 눈과 그 속에서 알마티의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신선하고 아름다웠습니다. 3월로 접어들고 나우르즈 행사에 참가해 보니까 너무나 달라진 알마티 도시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는 걸 느낌을 받았죠”
-러시아CIS지역과 인연이 굉장히 깊으신데, 무슨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전 러시아어를 전공한 건 아닙니다. 본부에 있을 때는 주로 유럽지역에 많이 근무했어요, 주로 서유럽국가들에 근무를 했었죠. 러시아를 포함해서 이 중앙아시아지역은 우리 외교부내 유럽국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우선 말씀드리고요, 저의 첫 근무지가 독일이었고 두번째 근무지가 우즈베키스탄으로 연결이 되었어요. 아마도 그 곳에서의 근무가 인연이 되어서 러시아도 근무하고 또 타지키스탄 근무도 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자 이제부턴 본격적인 업무얘기로 들어가서, 올해의 주알마티총영사관의 주요업무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올해의 업무계획이라고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알마티 방문 준비에 우선 전념해야 할 것이고 향후, 알마티가 중앙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총영사관으로 승격되어 있기 때문에 초창기보다는 이곳을 경유를 하던, 혹은 직접 방문하던 알마티를 방문하는 인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위인사의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고요.
두번째는 경제 분야인데, 잘 아시다시피 여기 알마티에 한인 기업이 다 몰려 있고 또 코트라(KOTRA)라던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들어와서 카자흐스탄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전체의 허브처럼 되어 있습니다. 이는 직항편이 주 10회 이상 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죠. 이런 곳에 근무하기 때문에 우리기업들에 대한 지원 업무나 양국간 경제협력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일할 것입니다. 특히 수시로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도록 하겠습니다.세번째로, 양국간 의료협력 분야인데, 현재 카자흐스탄 분들이 한국으로 건강검진이나 치료 또는 수술을 받기 위해서 많이 나가시잖아요. 이를 더 활성화할 수 있도록 총영사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네번째로, 문화적으로 한류와 한국어 열기를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하겠고, 양국간 문화교류차원에 지원토록 하겠습니다.
다섯번째는 영사분야인데요, 양국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관광객이 증가하면 이에 비례해서 비자, 사건 사고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저희 총영사관에서는 사소한 사건, 사고나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대교민 영사업무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최근 카자흐스탄이 경제가 국제유가의 하락과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등으로 인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불황인데요, 현재 양국경제협력 현황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와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현지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다소 침체되어 있고 LG전자의 알마티 공장이 생산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작년에 양국은 교역 규모가 사상 최대치(작년 21억6천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양국간 경제교류차원에서 보자면, 건설분야와 도로건설 부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SK건설이 알마티순환도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고, 현대 로템이 알마티시의 지하철노선 확대에 따라 추가 수출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침켄트에 국내 건설사가 아파트를 건설해서 분양할 예정입니다.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추진중인 쉼켄트 윤활기유 생산설비(6억4천만달러)•알마티 열병 발전소(3억6천만달러) 등 프로젝트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농업에서는 최근 양측 간 스마트팜 분야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향후 스마트팜 시범시설 구축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현지의 유망진출분야는?
-과거에는 자원개발이나 석유탐사, 시추 등이 활성화되었는데 비해 최근에는 한류 붐을 업고 화장품이나 한류관련 아이템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더불어, 물류, 문화관광, 농업 분야 등이 유망하고 인프라 구축이나 아파트 건설에 진출하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카자흐스단 측에서 관심을 갖는 분야는 IT분야, 의료협력 입니다. 보건의료분야의 경우, 현지에 한국병원이 진출하여 한국의 수준높은 의료기술과 시스템을 전수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임정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알마티에는 독립유공자후손들도 많이 살고 계시는데, 혹시 만나보셨는지요? 이들을 만난 소감이 있으시다면?
-네, 여기에는 많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홍범도, 계봉우 선생의 묘가 크즐오르다에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그 곳엘 다녀왔는데요 그분들의 묘지가 보존되어서 다행입니다만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유공자들은 조국의 독립과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들이기 때문에 조국이 소홀히 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을 만나보니까 어려움도 많이 있는데 더욱더 관심을 갖고 지원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동포사회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서, 고려인들과 교민사이에 아직도 보이지 않는 벽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사고방식과 문화적 차이가 큰 것과 모국어를 상실한 동포사회와의 언어소통의 문제 등이 현실적인 이유이겠지요. 하지만 예전부터 해 온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간극이 더 벌어진 감이 없지 않은데…… 한 민족으로써 하나가 될 수 있는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네. 한인회와 고려인협회가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서 해나갈 계획입니다. 총영사관에서는 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리고요, 그 일환으로 최근 삼일절 역사세미나를 개최를 했습니다. 고려인들을 주 대상으로 강의를 했는데, 이런 행사를 계기로 교민과 고려인이 함께 토론할 수 있도록 구상해 보겠습니다. 제19기 민주평통자문회의가 구성되면, 평통의 주관하에 고려인과 한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일을 계획해보겠습니다.
-외교관생활을 하면서 좌우명으로 삼고 계신 게 있으시다면 ?
-저의 좌우명은 ‘하루를 충실히 살자.’ 입니다.
외교관으로 가장 보람 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을 때는 ?
“외교관으로서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은 뭐니뭐니해도 국가적으로 큰 행사를 성황리에 잘 치루고 난 뒤 느끼는 보람이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모잠비크에 근무할 때 한국과의 수교 25주년 기념행사로서 한국 문화주간행사를 했었어요. 한국에서 우리 공연단도 많이 왔던 행사인데, 기획단계에서부터 현지진행과 사후 마무리까지를 직접 챙겼어요. K POP공연, 한국영화주간에 매우 많은 현지인들이 참가해서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었죠. 한국에서 온 예술가들도 행사가 끝나고 무척 만족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
-끝으로, 최근 주재국(카자흐스탄)의 대통령이 자진사임 발표를 했습니다. 신임 토카예프대통령이 내년에 치뤄질 카자흐 대선을 관리하시게 되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국내언론이 많은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이 보도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총영사님은 이 일을 계기로 향후 카자흐스탄이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을 해주십시오. 더불어, 한-카 간의 교류활성화를 위해서 한국측(정부, 민간)이나 카자흐스탄측(정부, 민간)에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그동안 카자흐스탄이 경제분야에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선두를 달렸습니다. 신임 토카예프 대통령은 취임식때 현 카자흐스탄의 경제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현 기조가 잘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중앙아시아에서 카자흐스탄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이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경쟁구조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기업들에게도 여러가지 기회가 올 것입니다. 더불어 한국과 카자흐스탄간의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여러가지 현안과 함께 중소기업간의 협력 문제가 토의될 것입니다. “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상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