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11월 말이지만 따뜻이 내려쪼이는 햇볕은 봄날씨를 연상시켜 먼 길을 떠나는 우리 일행의 기분도 상쾌하였다. 토요일 (11월 24일)에 알마티에 눈비가 섞인 폭풍이 몰아친다는 일기예보의 경고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우리 일행이란 캅차가이 고려민족협회 2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가는 알마티시 고려민족센터 강 게오르기 부회장, 장교클럽 서 게르만 회장, 이름있는 가수 고 꼬마 꼰쓰딴찌노위츠 그리고 우리가 탄 미니버스를 몰고 가는 알마티주 고려소수민족문화연합 최 로베르트 회장이였다.
…도시를 벗어나 넓은 도로에 들어서자 차는 속력을 높여 달리기 시작했다. 강 게오르기 역사학박사의 카자흐스탄 역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절반 이상의 길을 경과하였다. 시원한 초원의 공기를 마시며 간식을 하자는 서 게르만 회장의 의견이 나왔다. 그것은 부인이 도중에 간편하게 식사할 음식을 준비해 주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찬성하여 차를 잠간 멈추고 간단히 식사를 하였다. 자연을 끼고 먹는 음식은 항상 꿀맛이다. 우리는 맛있게 간식을 하고 차에 올랐다…
`캅차가이 문화회관에 당도하지 오늘 행사의 주인인 캅차가이 고려민족협회 김 갈리나 회장이 한복차림을 하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안내를 받아 우리는 관람실 첫 줄에 자리를 잡았다. 공연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캅차가이시 명예공민, 캅차가이 고려문화센터 첫 회장 최 이리나 왈렌찌노브나와 잠간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 이리나 왈렌찌노브나는 1998년에 그당시 캅차가이시장 세르게이 미하일로위츠 셀린쓰끼의 지시에 따라 캅차가이에 4개의 민족문화센터 즉 우이구르, 따따르, 러시아, 고려인 문화센터가 열렸다고 이야기 하였다. 이리나 왈렌찌노브나는 교육계에서 거의 반세기를 일했다고 하였다. 이 때 행사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 소리 때문에 우리가 담화를 끊게되었다. 사회자 최 따찌야나가 모인 손님들을 축하하고 캅차가이시 고려인 문화센터 초대회장 최 이리나 왈렌찌노브나를 무대로 초대하였다. 이리나 왈렌찌노브나는 주년일과 관련하여 행사참가자들을 따뜻이 축하하고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20년이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입니다. 모국어를 배워주며 민족전통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의 과업이였습니다. 초창기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지요.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에 의해 우리 문화센터가 발전하였습니다. 이 뜻깊은 날에 나는 알마티고려민족센터 지도부, 알마티 주고려민족센터 최 로베르트 회장 그리고 우리의 행사가 있는 날이면 매번 와서 공연을 하면서 받들어 준 <비단길>합창단에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오늘 이 기쁜 날에 많은 열성자들이 우리의 곁에 없는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북한과 남한에서 우리 센터를 찾아온 손님들이 센터가 하는 일에 감탄했습니다. 몇 년전에 나는 권한을 젊은 세대에 넘겨 주었습니다. 현재 연합이 옳은 방향을 잡았다고 봅니다. 우선 젊은이들을 사회사업에 많이 끌어들이니까요. 끝으로 캅차가이 고려민족협회에 새로운 성과 그리고 여기에 모인 여러분들께는 자신을 사랑하고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며 여러분이 살고 있는 나라를 사랑할 것을 기원합니다! 이어서 유명한 가수 김 올레그가 <한 오백년 살려는데…>를 불러 대 환영을 받았다.
다음 캅차가이시 내부정치부 부장 사긔나이 아만겔지예위츠 무사기또브가 축사를 하였다. 무사기또브 부장은 20주년과 관련하여 모두를 축하하고 캅차가이에 네개의 소수민족연합이 있는데 민족간 합의, 모국어 교육, 민족문화와 전통 보존이 기본 목적이라고 하였다. 사긔나이 아만겔지예위츠는 고려민족협회를 비롯한 캅차가이 기타 민족센터들이 시청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데 대해 감사를 표하였다.그는 김 갈리나 회장께 감사장을 수여했다. 카자흐스탄주 한국 총영사관 김흥수 총영사를 대신하여 유지연 영사가 축사를 하면서 캅차가이시에 고려인들이 2천여명이 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하였다. 유영사는 20주년과 관련하여 캅차가이 고려민족협회를 축하하고 앞으로 협회의 사업을 지켜 보면서 힘있는대로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계속하여 축사한 알마티 고려민족센터 신 브로니슬라브 회장은 캅차가이가 최는 년간에 발전하는 것을 보기가 기쁘다고 지적하였다. 물론 이 발전과정에 캅차가이시 고려인들도 당당한 기여를 하였으며 또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고 신 회장이 강조하였다. 김 갈리나 알렉쎄예브나가 지도하는 캅차가이 고려민족협회는 알마티주에서 가장 성과적인 사회단체로 손꼽히우고 있는데 우리가 앞으로도 협회를 백방으로 도울 것이라고 신 회장이 말했다.알마티시 고려민족센터 강 게오르기 부회장 역시 주년일을 축하하고 캅차가이협회 열성자 4명 (김 로사, 박 나딸리야, 정 알렉산드르, 최 이리나)에게 알마티시 고려민족센터 영예표창장을, 김 갈리나에게는 감사장을 수여하였다. 이어서 우이구르 민족문화센터 회장 할리빠 라흐메또바가 캅차가이 협회에 그림을 선사하면서 기념일을 축하하였다. 화폭에는 행복의 새라는 공작새가 그려져 있었다.
축사가 끝난뒤에 공연프로가 시작되었다. 여러가지 종목으로 공연프로가 재미있게 작성되었는데 캅차가이시 아동들의 K-pop, <비단길>합창단, <무지게>성악단, <남성>아이들의 무용단, 가수 니 꼬마, 김 올레그, 정 알렉산드르의 독창에 관람자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특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캅차가이시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온 한국어 교사들의 공연이다. 그 분들은 캅차가이에서 한글을 배워주노라고 많은 수고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날 공연에 준비할 시간도 얻어내여 무대에 올라 관람자들의 큰 절찬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캅차가이 고려민족협회 김 갈리나 회장은 처음에 모국어를 배우기를 희망하는 자가 5명이였는데 지금은 120명이나 된다고 말하면서 멀리 가정을 두고 카자흐스탄의 캅차가이까지 와서 수고하시는 한국 교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였다. 그리고 알마티시 고려민족센터 신 브로니슬라브 회장을 비롯하여 여러 면으로 도와주는 모든 관리위원들, 시 예술단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하였다. 문화행사는 모든 공연참가자들이 부른 아리랑 노래로 끝났다.
남 경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