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관 새로 부임한 하태욱 총영사가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부임 후 첫 인터뷰에서 그는 카자흐스탄에 대한 첫인상, 고려인 사회와의 유대 강화를 위한 계획, 그리고 자신의 외교 임무에서 중점을 둘 주요 과제들을 밝혔다.
카자흐스탄과 알마티의 첫인상은 어떠신지요?
o 중앙아시아 그중에서도 카자흐스탄 그리고 알마티는 이번에 처음 방문하였는데 시각적인 첫인상은‘푸르름’이었습니다. 시기적인 요인도 있겠습니다만, 파란 하늘, 신록이 우거진 공원, 고풍스러운 석조 건축물에 파란 지붕, 그리고 펄럭이는 파란 국기 등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서적으로는 길가에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 생김속에서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듯한 평온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알마티의 도심을 벗어나 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오기전에 영상이나 사진에서 보았던 드넓은 초원, 드높은 협곡, 험준한 산악, 푸른 호수 등 멋진 자연환경도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얼마전에 고려인 단체장들과의 만남이 있으셨는데 첫 만남의 소감은 어떠신가요? 전반적으로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고려일보와 고려극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o 부임이후 업무를 시작한 첫째주에 고려인 단체들과 접촉하여 개별적으로 찾아 뵙고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그때 알마티에 계신 각계각층의 고려인 대표님 70여분이 한꺼번에 나오셔서 저를 극진하게 환대해주셨습니다. 95세가 되신 이주 1세대 어르신과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서신 유공자 후손분부터 젊은 고려인 사업가까지 그리고 고려극장의 문화예술인분들, 고려일보의 언론인분들, 학교에서 후학양성에 정진하고 계신 교수님들,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자랑스런 고려인 사격선수 그리고 카자흐스탄 경제를 이끌어가고 계신 기업가분들까지 일일이 거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 분야에서 성공하고 또 성공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계신 분들을 직접 뵐 수 있어 제 개인적으로는 커다란 영광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 오기전에는 주로 우리의 역사의 아픔과 시련의 상징이신 고려인분들을 생각했었는데 막상 와서 만나 뵙고 보니 우리의 미래를 함께할 소중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소통하며 그분들의 꿈을 이뤄가는데 부족하지만 저도 조금이라도 조력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1923년부터 한글신문을 발간하고 있는‘고려일보’와 1932년부터 줄곧 우리말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고려극장’은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훌륭한 우리의 문화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려극장이나 고려일보는 K-culture와 Q-culture 교류의 중요한 플랫폼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한-카 문화교류와 협력의 굳건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공관도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을 확대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최우선으로 생각하시는 업무(활동)를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o 광복 80주년이자 고려인협회 설립 35주년인 2025년부터 고려인 강제이주 90년이 되는 2027년까지 이곳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에게는 의미있는 모멘텀이 되는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부임이후 고려인 단체들로부터 이곳 고려인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집약되어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으로 수립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고려인사회가 단합하게 되고 에너지가 집약되어 저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성공적인 완수를 통해서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한민족 재외 동포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모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세계 동포사회가 기억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총영사관 차원에서도 재외동포청 등 한국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필요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고려인협회 및 카자흐스탄 고려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갈 생각이신지요?
o 고려인분들은 과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지니고 계신 분들이자 한-카 교류협력에 있어 중요한 가교역할을 해주셨고 또 앞으로 그런 역할이 기대되는 분들이기에 공관에서 이분들 한분 한분을 가슴으로 품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업해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언어소통에 있어 어려움은 있지만, 제가 직접 뵙고 인사드려 보니 우리 옛 어르신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우리 사회의 독특한 ‘情’도 느낄 수 있어 정서적, 감정적인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서적 감정적 유대감을 토대로 마음을 나누며 진솔하게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항일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하신 유공자분들의 후손분들이 많이 계신데 정기적으로 이분들을 찾아 뵙고 위로하며 마음을 보듬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