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나 기자] K-pop은 이미 단순한 팝 음악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K-pop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었고 그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화려한 콘셉트, 중독성 있는 멜로디, 잊기 힘든 춤 – 이런 요소들이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글로벌화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상 넘었고 그동안 이 산업은 많이 변했다. 지금의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그리고 이것은 진짜 발전일까, 아니면 퇴보일까? 이번 글에서는 그 점을 살펴보려 한다.
가장 먼저 귀에 확 들어오는 변화는 바로 노래 속 한국어의 비율이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기획사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특히 세계 팝 음악의 중심인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그래서 영어 가사가 많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이 변화는 현재 K-pop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 K-pop에는 점점 ‘K’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략 덕분에 K-pop은 전 세계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영어 가사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기억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와 함께 생긴 또 하나의 트렌드는 바로 노래를 단순하게 만들되 중독성 있게 만드는 것이다. 노래 전체가 복잡하지 않아도, 단 한 부분이라도 SNS에서 바이럴이 되면 성공인 시대다. 대표적인 예로 ILLIT의 Magnetic이나 BLACKPINK의 Jump를 들 수 있다. 이런 노래들은 멜로디는 단순하고 후렴은 반복적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귀에 꽂히고 인기를 얻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 노래가 사실은 K-pop이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 다른 특징은 노래 길이의 전반적인 단축이다. 최근 발매된 곡들을 보면 LE SSERAFIM의 Spaghetti는 2분 52초, MEOVV의 Burning Up은 2분 50초, BOYNEXTDOOR의 Hollywood Action은 2분 28초로 3분이 넘지 않는다. 반면 예전의 2NE1 – 내가 제일 잘 나가(3분 31초), BIGBANG – Lies(3분 50초), 소녀시대 – The Boys(3분 47초) 같은 곡들은 1분 정도 더 길었다.
물론 이렇게 짧아진 노래는 제작과 발매가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는 가수의 보컬 실력이나 음악적 깊이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그 대신 비주얼적인 측면은 훨씬 발전했다. 뮤직비디오, 안무, 의상, 무대 세트 – 모든 시각적인 요소가 이전보다 훨씬 화려하고 세련되었다. Aespa의 Armageddon이나 Cortis의 Fashion 같은 뮤직비디오는 시각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계속 반복해서 보고 싶을 만큼 디테일도 많고 멤버 각각의 콘셉트와 스타일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K-pop의 현재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비주얼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진화했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는 그만큼 단순화되었다. 요즘대부분의 기획사들은 복잡하고 의미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바이럴성과 조회수, 스트리밍 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아티스트와관련 콘텐츠를 더 쉽게 ‘판매’할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어떤 미국 음악 시상식에서도 K-pop 아티스트들이 빠지지 않고 전 세계 스타들이 K-pop과 협업을 원한다. 결국 K-pop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앞으로 이 변화가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분명 흥미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