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아프간 코시테파 (Кош-Тепа) 운하 건설에 깊은 우려…“시르다리야 수량 최대 40% 감소할 수 있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추진 중인 ‘코시테파 (Кош-Тепа) 운하’가 중앙아시아 전반의 물 부족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아무다리야 강 하류 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시르다리야 강에 의존하는 카자흐스탄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아스타나에서 열린 ‘국제 수자원 안보 회의(ARAL)’에서 아슬란 압드라이모프 카자흐스탄 수자원관개부 차관은 “현재로선 급격한 변화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르다리야 강 유량이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탈레반이 건설 중인 운하가 본격 가동될 경우 아무다리야 강의 최대 30%가 아프가니스탄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이는 아랄해로 흘러드는 유량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카자흐스탄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시테파 운하는 타지키스탄과 인접한 아프간 북부 발크주 칼다르 지역에서 아무다리야 강물을 끌어들여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폭 100m∙길이 285km 규모의 대형 수로다. 아프가니스탄 민간 언론 카마프레스는 운하 건설의 배경과 관련, 분쟁 상황으로 자국 수자원을 활발히 이용하지 못했던 지난 20년간 주변국이 별다른 협의 없이 아프간의 강물을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카자흐스탄 녹색당 ‘바이탁’의 총재 아자마트칸 아미르타예프는 “이 운하로 인해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아무다리야 수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우즈베키스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르다리야 강에서 더 많은 물을 끌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되는 시르다리야 강물의 양이 최대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수자원 감소를 넘어 생태 위기와 식량, 에너지 안보까지 위협하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튀르키예, 이스라엘, 탈레반 대표단까지 참석해 수자원 갈등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했다. 전문가들은 코시테파 운하의 가동이 장기적으로 중앙아시아 식량 안보, 수에너지 연계 정책, 국경 간 수자원 협력 체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제적 협의와 조정 메커니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측은 수자원 외교를 새로운 외교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인접 국가들과의 협력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혀 향후 실질적인 다자 협상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