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를 벗어나서 새로 정비된 도로로 20분 정도 달리면 왼편에 커다란 대학교가 나온다. 이 대학교를 지나야 카스킬렌이란 도시에 들어갈 수가 있다. 카스킬렌 도시의 입구에 자리 잡은 SDU 대학교. 터키에서 1996년에 지은 종합사립대학교이다. 대학교에 있으면 설계자의 배려를 느낄 수가 있다. 학교 어느 곳에서도 자연채광을 느낄 수가 있다. 지붕이 유리로 되어 있지만, 지붕에 각과 색상을 주어서,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는다. 또한, 어느 곳으로도 각 층을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계단이 있다. 본관은 하나의 건물이 미로처럼 되어있지만, 어느 곳으로 가도 위층과 아래층을 통하게 된다. 학교 건물에 들어서면 광장처럼 탁 트이지만, 그 광장에 구석구석에는 설계자가 학생들을 위하여 비밀공간들을 만들어 놓았다. 건물의 4층은 벽이 없고 공개되어 있어서 1층을 내려다볼 수가 있다. 이곳에는 학생들을 위한 카페, 그리고 여러 사무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또한, 열린 도서관이 세 곳이 있어서 학생들은 이곳에서 공부할 수도 있고, 토론할 수도 있다.
3월 15일 SDU대학교 본관 1층에서 “한국 문화의 날” 행사가 있었다. SDU대학교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추측되어서 행사를 개최하였다. 타원형의 광장에서 1부 콘서트를 가졌다. 달팽이 같은 타원형을 학생들은 ‘와이파이 존’이라고 부른다. 와이파이 무늬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회의도 하고, 누워서 쉬기도 하는 곳이다. 이곳 한쪽 벽에는 SDU대학교 위인들의 커다란 사진들이 존재한다. 이 위인들은 이 광장에서 학생들에게 위로와 꿈을 준다. 콘서트는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란 노래로 시작되었다. 6명의 여학생은 가벼운 율동에 맞추어 이 노래를 선사하였다. 이어서 SDU의 태권 돌이 들의 힘찬 태권도 공연이 있었다. 강한 음악에 맞추어 태극 5장을 선사하였다. 그다음 순서로는 여자 아이돌들의 노래에 맞추어 춤이 선보였다. 오랫동안 연습하듯 학생들의 춤은 한 사람이 추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었다. 현대적인 케이팝 춤 이후에 전통적인 한국 춤이 선을 보였다. 현대춤이 직선과 빠름, 힘참이라면, 전통적인 춤은 느림과 여유, 그리고 곡선의 아름다움이다. 마지막으로 BTS의 다이내믹 노래가 울려 퍼졌다. 다이내믹 노래의 후반부에서는 콘서트에 참가한 학생들이 모두 나와서 자유롭게 춤을 추었다.
2부 행사에서는 여러 가지 한국문화 체험이 있었다. 학생들은 떡볶이, 김밥, 달고나를 만들어 1000여 명의 학생과 함께 나누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서 봉사를 하였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직원들까지 사무실을 나와서 음식을 체험하였다. 또한, 제기차기, 한국 사람들에게는 쉬운 게임이지만, 이곳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게임이었다. 처음에 10개를 차면 선물을 준다고 하였는데, 차는 사람이 없어서 7개, 마지막에는 5개만 차면 선물을 주었다. 이번 행사에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한복 입고 사진찍기’와 ‘한글 붓글씨’였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한복을 입고 학교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었다. 오늘 이 순간만큼은 한국인이 되었고, BTS가 되었다. 붓글씨 쓰기는 영화에서만 보던 방식인데, 직접 쓸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처음에 신문지에 연습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지를 제공하였다. 이 한지에 학생들은 커다란 붓을 들고서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나갔다.
오늘 한국어를 공부하는 SDU의 130여 명의 학생은 자원봉사를 통하여 자신들이 한국어를 공부하는 자부심을 느꼈고, 다른 학생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하는 체험의 행사였다. 또한, 현대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까지 아울러 체험하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축사를 한 한국교육원 김태환 원장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렇게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전교생을 상대로 섬기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하였다. SDU 대학교의 교대 학장인 아즈데르미르 제말(Оздемир Джемаль)은 앞으로 한국교육원과 SDU 대학교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오늘 한국문화의 날 행사는 SDU 대학교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콘서트와 한국 문화체험의 시간을 갖게 하였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임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