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조(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 교수)
세르무하메토바 바그좐(한국학과 교원)
언제 눈이 내려도 이상 할 것 없는 11월의 끝자락에 카자흐국립대 동방학부에서는 신나는 K-POP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름아닌 가을 학기를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와중에 학생들이 넘치는 에너지와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는 소리로,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성원에 힘입어 이름하여 “K-CULTURE DAY” 행사가 열린 것이다. 본 문화 행사는 금년에 처음으로 시도되었는데 향후 매년 진행될 예정이다. 특별히 한국교육원의 지원 하에 진행된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다양한 프로그램 외에 풍성한 상품들도 참가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었다.
행사 프로그램은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우선 1부에서는 참가한 학생들의 자기소개와 서로 인사하는 순서가 있었다. 그룹식으로 진행되는 수업방식의 특성상 같은 학과, 같은 학년 내에서도 서로 서먹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을 염두에 두고 마련된 순서이다. 1학년 학생들은 지난 3개월 동안 배워 온 한국어 수준을 최대한 이용하여 어눌하게나마 자신을 소개하고자 노력했는데, 그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스럽기만 했다. 2부에서는 카자흐스탄 및 해외에서 활동하는 자랑스런 졸업생들을 축하영상으로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카자흐스탄 내에서, 혹은 한국이나 폴란드 등 해외에서 취업 중이거나 유학 중인 모두 11명의 한국학과 졸업생들이 영상으로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특히 이번 가을 학기에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 중인 재학생 선배들의 한국생활에 대한 설명과 안내, 많은 조언들은 행사에 참가한 후배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앞으로 어떤 각오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서 남은 대학시절을 보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동기가 부여된 것이다.
학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3부 행사였다. 3부에서는 5가지 종류의 한국식 게임(놀이)과 한국문화퀴즈, K-POP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게임 시간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어지지 않았고, 한국문화퀴즈 시간에는 진지하다 못해 사뭇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한국식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바로 적응했는데,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의 합성된 얼굴사진만 보고도 누구의 얼굴인지를 맞추어 내는 등, 학생들의 재치있는 답변은 함께한 교원들을 매우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K-POP 노래의 한 마디만 듣고도, 춤 한 동작만 보고도 누구의 노래인지, 누구의 춤인지를 알아 맞추는 솜씨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행사의 대미는 팬데믹 이후 학과 내에 재조직된 부채춤반 동아리의 전통부채춤으로 장식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준비되었지만 춤사위 하나 하나에 정성과 노력이 듬뿍 담겨져 있었다. 3부 행사를 통해서 학생들은 한국에서 행해지는 게임들에 대한 더 많은 체험과 이해를 갖게 되었다. 아울러 한국의 역사와 문화, K-POP, 드라마, 영화 등 한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더 많은 것을 공부하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 되어주었다.
“K-CULTURE DAY” 행사는 참가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행사의 사회를 맡아보았던 2명의 학생들(볼랏 알비나, 오마로바 쉬른; 2학년생들)의 재치있고 재미있는 한국어로 된 진행도 적지 않은 기여가 되었다. 많은 준비를 해왔음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의 한국어로 된 진행은 훌륭했다. “K-CULTURE DAY” 행사는 참가학생들과 교원들 모두에게 한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 한층 제고시켜주는 값진 시간이 되어 주었다. 다음 해에도 본 행사가 이어져 나갈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또한 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가 더 한층 성장하고 도약하는 2023년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