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음이 물씬 풍기기 시작하는 교정에 시끌버끌 학생들의 웃음과 환호가 울려 퍼진다. 다름 아닌 학과 연례축제인 “한국학주간”의 행사들에 참여한 학생들이 쏟아내는 감탄의 소리들이다. 얼마 전부터 마스크 착용의무도 사라지면서 그 동안 제약을 받아오던 행사들의 오프라인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얼마나 학수고대 기다려왔던 행사들이었던가! “한국학주간” 축제는 일주일 동안의 다채로운 행사들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체험을 해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 학생들과 교원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그 목적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마티 내 한국 기관 및 단체장들을 초청하고 특강을 듣는 등 교류와 협력을 다지는 데에도 본 행사의 부가적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총 5일에 걸쳐 한국학과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퀴즈대회인 “한국학 골든벨: 나와 한국”, “한국영화의 날”, “한국어경시대회”, “한국음식의 날”, 그리고 “한국교육원장과의 만남: 특강” 등의 행사들이 학생들의 큰 관심과 환영 속에 진행되었다.
한국학주간 축제의 첫째 날에는 1, 2학년들을 중심으로 “한국학 골든벨: 나와 한국” 행사가 있었다. 골든벨 행사는 일종의 퀴즈대회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 K-POP, 드라마와 영화 등 한국학 전반에 대해 묻고 답하는 방식이다. 본래 1, 2학년들이 주로 참여하고, 2학년이 주도하여 게임이 진행되곤 하는데, 올해는 1학년 보다 2학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 많았다. 선후배 간의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양자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우의가 다져지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에는 “한국영화의 날”이 있었다. 수업 상황을 고려하여 1학년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오손도손 둘러 앉아 한국의 BTS 공연이나 인기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2학년을 마친 이후의 한국행을 꿈꾸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셋째 날에는 한국어 수준을 자체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해보는 “한국어경시대회”가 치러졌다. 토픽 2단계 문제 형태를 중심으로 출제가 되었는데, 1~3학년 약 30명이 학생들이 참가하여 자웅을 겨루었다. 선의의 경쟁 속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1학년 학생이 입상자 무리에 포함되는 등 의외의 결과가 연출되기도 했다. 그 동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저학년들이 열심히 한국어 공부에 매진해 왔다는 증표이며, 비록 큰 상이 주어지는 경시대회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한국어 능력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한국학주간 행사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넷째 날에 펼쳐진 “한국음식의 날” 행사였다. 금년에는 특별히 행사 진행에 필요한 앞치마와 도마, 칼 등의 비품들을 추가로 확보했다. 예쁜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재료를 다듬고 자르며 음식만들기에 참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열망을 이루어주기 위함이었다. 떡볶이와 김밥만들기에 달인이신 김영미 선생님과 학과 교원들(신민경, 바그좐 선생님 등)이 ‘조리법 전수’에 큰 수고를 해주셨다. 교과서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김밥과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에 신이 난 학생들은 조리법 설명을 들으며 연신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저마다 앞치마를 두르고 시끌벅쩍하게 오이와 당근, 단무지를 자르고, 김밥을 말고 떡볶이를 만드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김밥과 떡볶이는 이제 카자흐스탄에서도 국민음식이 된 지 오래이다. 모두가 기꺼이 맛있게 먹고 즐길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코로나 시대에 입학하여 한 번도 오프라인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1, 2학년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한국학주간 마지막 날은 알마티 한국교육원장을 모시고 특강을 듣는 것으로 한 주일 동안의 행사가 종료되었다. “한국, 그 곳이 알고 싶다”라는 주제로 특강이 진행되었는데, 특강 후에는 특별히 GKS프로그램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과 질문이 많이 이어졌다. 또한 한국어를 어떻게 공부하고, 토픽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면 좋은 지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많이 이루어지는 등, 참가 학생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어 주었다.
금년 한국학주간 행사는 특별히 한국교육원의 후원 하에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한국학과와 한국교육원은 교육기관인 만큼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교육원은 한국학과의 발전을 위해 매해 정기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한국교육원의 지원으로 최근에는 학부 내에 컴퓨터가 갖춰진 한국학과 전용 회의실이 마련되었고,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등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한 주 동안 진행된 한국학주간 축제들은 한국학과 학생들과 교강사진 모두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 등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 한층 높여주는 값진 시간들이 되어 주었다. 오랜 동안 이어져 온 아름다운 전통이 계속 이어져 나가기를 바라며, 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가 더 한층 성장하고 도약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신민경·타쉬켄바예바 바흐트굴
(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 교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