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12.24 주알마티 총영사로 부임한 박내천입니다. 1월초에 발생한 폭력 소요사태로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다행히 우리 동포사회에 큰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카자흐스탄 정부와 국민들이 이번 사태를 잘 극복하여 더 새롭고 평화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임인년은 호랑이 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았고, 우리 민족은 호랑이와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조선 후기 위대한 학자였던 연암 박지원 선생은 호랑이에 대해 “지덕문무를 겸비했고, 자애롭고 효성이 지극하며, 슬기롭고 어질고 용맹하기로 이름이 높다”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는 우리 인류가 호랑이의 슬기와 용맹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하여, 그리스, 네덜란드, 프랑스, 쿠웨이트, 스페인 대사관에서 근무했습니다. 2009~2012년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 동포들과 함께 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10년 만에 다시 중앙아로 돌아와서, 고려일보와 고려극장은 물론,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독립유공자 후손회 자손재단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알마티에서 총영사로 일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는 다른 나라의 고려인 사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주류 사회로의 진출이 두드러집니다. 강제이주 직후부터 수많은 노동영웅들을 배출했고, 법률, 건축, 의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두각을 나타냈고, 카자흐스탄에서 인정받는 인사들로 성장해 왔습니다. 2021년에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인 50명 순위에 고려인 8명이 포함될 정도로 기업활동에서도 큰 성취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웠던 위대한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 비극적인 강제이주의 결과로 카자흐스탄에 정착했습니다. 지금은 약 500명의 후손들이 독립유공자 후손회 자손재단을 결성하고,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 여러분, 저는 앞으로 알마티는 물론 심켄트, 크즐오르다, 탈디쿠르간, 타라즈 등 동포들이 계신 지역을 차례차례 방문하여, 여러분들을 직접 뵙고 많은 말씀을 듣겠습니다.
우리 총영사관은 여러분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카자흐스탄의 모범 국민으로 생활하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한국어 교육 기획도 더 확대하여 고려인 청소년들이 역사적 조국을 더 가깝게 여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임인년 새해에도 동포 여러분과 가족 모두가 더욱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바를 이루는 뜻 깊은 한해가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직접 뵙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알마티 한국 총영사관 박내천 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