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 여러분, 2023년 새해를 맞아 동포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1월은 극도의 혼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카자흐스탄 독립 이래 유례없는 대규모 소요사태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국제전화와 인터넷 두절 등으로 불안감이 가중된 가운데 알마티 국제공항에 착륙했던 한국 국적기가 일주일간 계류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우리 항공기 또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던 것은 동포 여러분의 염려와 지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년간 세계인의 일상을 정지시키고 한국과 카자흐스탄 관계에도 커다란 도전을 안겼던 코로나19 상황 또한 점차 개선되어, 이제 양국간 다방면의 교류가 정상적인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강한 의지와 단결력으로 극복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계신 동포 여러분께 진심어린 응원을 보냅니다.
지난해 1월 소요사태는 분명 큰 시련이었지만, 토카예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카자흐스탄 정부는 오히려 이를 계기로 삼아 「새로운 카자흐스탄」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정치 및 경제·사회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라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여 균형적인 다변화 외교 노선을 견지하는 한편, 복잡한 역내 및 세계 지형 속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변기 새로운 출발점에 선 카자흐스탄의 옆에 대한민국이 서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변함없는 중앙아시아 내 우리의 최우선 협력대상국입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외교관계 수립 30주년이기도 했던 2022년, 양국간 교역액은 과거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의 42억 미불을 크게 상회하여 60억 미불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양국간 인적교류가 빠르게 재개되는 가운데, 지난 5월 중앙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카자흐스탄 총영사관이 부산에 개설되기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대사로서 저는 이 같은 카자흐스탄의 저력과 한-카 양국 관계의 발전 가능성에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그 어느 국가보다도 빠른 속도로 개발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하면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경험이 카자흐스탄의 발전 과정에서 유용한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대사관은 새해에도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계속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동포 여러분이 카자흐 사회의 성실한 구성원이자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동포사회 차세대들이 ‘새로운 카자흐스탄’ 건설에 적극 참여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정주 86주년을 맞게 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사회는 한-카 관계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바야흐로 재외동포 730만 시대를 맞아 한국 정부는 재외동포기본법 제정, 재외동포청 설립을 추진하며 동포 여러분의 권익신장을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2023년은 고려일보의 역사적인 창간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한반도 역외에서 발행되는 동포신문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지닌 고려일보는 독립운동, 강제이주로 인한 격동과 수난 속에서도 우리 말과 글을 수호하며 고려인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동포 여러분이 기울여온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위대한 유산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창간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고려일보의 역사를 이어오기 위해 희생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대사관은 유서 깊은 고려일보가 고려인 사회와 더불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돕겠습니다.
우리 대사관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와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에 대한 참여 등 한국 정부의 중점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기울여나갈 것입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사회도 합심하여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 여러분,
한국의 십이간지에 따르면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합니다. 잔뜩 웅크렸다가 멀리 도약하는 토끼처럼, 2023년이 재외동포 여러분 모두께 도약과 성장의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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