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우리민족 서로 돕기 운동> 홍상영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와 <고려일보>사를 찾아오셨다. <고려일보> 총주필 겸 협회 부회장 김 콘스탄틴은 손님들에게 협회의 활동과 <고려일보>신문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홍 사무총장이 <우리민족 서로 돕기 운동>의 활동에 대한 기사를 본사에 보내겠다고 약속했으니 독자들이 이 단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기회가 있으리라고 믿고 오직 이 단체가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이 외부세계에 알려지고 북한이 긴급호소를 호소했던 1966년6월 21일에 창립되었다는것만 우선 알리는 바이다.
내가 오늘 쓰려고 하는 것은 그 날 홍사무총장님께서 받은 선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선물은 나를 깊이 감동시켰다.
저년식사를 끝낸후에 나는 신문 몇 부를 드리려고 사무총장님과 신문사로 올라갔다. 이 때 사무총장님은 가방에서 무엇을 꺼내어 저에게 주면서 <이것이 보통 밥주걱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주걱에는 <묘향산>이라고 씌여 있었다. 북한의 아이들이 묘향산의 나무로 만든 주걱을 한지에 싼 것이었다. 실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물이였다.
이 선물의 사연은 나를 깊이 감동시켰다. 북한의 묘향산의 나무로 만든 밥주걱을 남한의 한지에 싸다니…이 선물에는 통일에 대한 념원이 얼마나 깊이 담겨져 있는가!
…1989년 여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했던 일이 기억에 떠 올랐다. <평양>신문사의 초청을 받아 <레닌기치>사원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다. 우리는 대접도 잘 받고 삼일포, 팔담을 비롯하여 경치좋은 곳을 다 구경하였다. 그런데 우리의 기분을 흐리게 한 것은 판문점이였다. 우리를 안내하는 선생이 망원경을 주면서 남쪽을 보라고 하였다.색안경을 쓰고 총을 쥔 미군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물론 삼국군사동맹이 존재하는 것은 알지만 남의 땅을 밟고 서 있는 그들의 모습이 나에게는 불쾌하였다…
<평양신문>편집국장님은 <여기에서 40분만 가면 친척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진짜 가슴아픈 일이다.
방문중에 하루는 김여주 선생님이 < 임수경을 만나보고 싶은가?>고 물어보는 것이였다. <통일의 꽃>이라고 부르는 임수경을 만나보고 싶은 것은 물론이였다. 우리를 병원으로 안내했다. 그 때 임수경은 단식을 한 후에 몸이 쇠약해져 입원중이였다. 그는 우리를 보더니 수척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 소련에서 온 기자들이라고 해서 러시아인들인줄 알았는데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임수경에게 백지를 주면서 글을 남겨달라고 했다. 임수경은 거기에 < 백두에서 한라에 이르기까지 통일을 위해 힘차게 나갑시다!>라고 썼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글이 세상을 보지 못했다. 제 3국을 걸쳐 북한에 들어 간 임수경을 한국정권이 규탄하였다. 때문에 우리 신문사 총 주필이 임수경이 자필한 글을 신문에 내 보내지 않기로 했던지 우리의 기행문에서 임수경이 쓴 글을 그어버렸다…
후에 대표단 단원 리 왜체슬라브 주재기자가 군사분계선을 다녀왔던 자기의 소감을 시에 표명했다:
…새들도 자유롭게 날아드는데
사람들은 왜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는걸까…
통일은 모두의 소원이다. 물론 통일을 원치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들은 소수일 것이다. 2018년4월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두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섰을 때 눈물을 흘린 고려인들도 한두명이 아니었다. 나는 홍상영 사무총장님의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통일의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대하련다.
남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