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중 하나인 설날을 맞아 카자흐스탄고려인 동포들은 지난 19 (토요일)일에 카자흐스탄국립대학교 학생궁전에서 고려인 설날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하긴 동방의 세계가 음력설을 맞이한지 삼주가 지났지만 알마티에서는 코로나를 비롯한 여러가지 사정으로 음력설 맞이가 연기됨으로 하여 설맞이 행사가 더욱 화려하고 의미가 컸다.
약 1천여 명의 동포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설날 행사를 알마티시 고려민족중앙회 신 브로니슬라브 회장이 주최했다. 설맞이에 노인들과 아이들이 많이 온 것이 눈에 띠웠다. 설맞이가 좀 연기되였지만 그 범위로 보아서는 전 설명절과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4살짜리 어린이들로부터 시작하여 90고개를 넘은 노인들까지 컨서트에 참가하였다. 공연 참가자 수는 전과 같이 400명을 릉가했다.
이날 식전 행사로는 한국물산전과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이다. 여기에서 인형극을 지도하는 손 세르게이에 대해 몇마디 쓰지 않을 수 없다. 세르게이는 새파란 청춘에 장애자가 되어 두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지만 낙심하지 않고 사랑하는 직업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의지가 강한 세르게이의 이런 대담한 행동은 우리 모두를 격동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친구 몇몇과 함께 인형극 <미소>를 열어 인형들도 자기 손으로 만들었다. 오늘도 그는 조종대 앞에서 침착하게 음악을 조절하고 있었다. 최근 년간에 수술을 몇번 받은 세르게가 지금 손을 잘 움직이지 못하니 손가락으로 작업을 한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지금도 자기가 직접 쓰며 주인공들도 자신이 유성화하고 있다. 이 날도 아이들은 세르게이를 둘러싸고 인형극 주인공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행사를 개최한 신 브로니슬라브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끝내 우리가 2년 후에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금년 설날행사도 진행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하게도 일이 다 순조롭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설맞이에 아무런 장애가 없을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의 가정마다에 만복을 기원합니다.
얼마전에 새로 부임한 주알마티 한국총영사관 박내천 총영사가 설날을 축하하면서 모인 사람들에게 건강과 만복을 기원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고려극장이 꾸민 1부 무대와 알마티 고려문화중앙회 산하 문화단체들이 꾸민 제 2 무대로 이루어졌다.
고려극장은 화려한 북춤으로 컨서트의 서막을 열었다. 고려극장은 금년에 창립 9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때문에 극장의 역사를 소중히 여기면서 오늘의 공연도 이 뜻깊은 주년일에 바치는 것이다.
제 2부는 <고향>합창단의 공연으로 시작되어 <남성>, <인삼>, <무지개>, <비단길>, <비둘기> 등의 춤과 노래로 이어졌다. 올해는 우리의 전통무용이나 노래위주의 행사에서 진일보하여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K-Pop도 무대에 올랐다.
고려극장 중창단이 부른 <아리랑>은 여전히 관람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아리랑>을 부른 가수들 중에 카자흐인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우리 민족의 설맞이가 우리 민족만의 명절이 아니라 전 카자흐스탄 국민들과 함께 기뻐하는 명절로 승화되었음을 나타내 주었다.
이날 동포들은 행사장 로비에 마련된 포토 존 앞에서 손자, 손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즐겨운 시간을 보냈다.
<한인일보> 김상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