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2022 청소년 국외 역사 체험활동 일환으로 여성가족부, 청소년활동진흥원이 후원하고 사)한국역사문화원이 주관하고, 사)대한해협 해전전승기념사업회가 공동참여하였다. 참여자는 만 16~24세의 청소년으로 한정하고 고등학생(1팀)과 대학생(2팀)으로 구분하여 총 2개 팀으로 구성하였다. 필자는 2팀을 총괄하는 단장으로 참여하였다. 참여 대학생은 20여 개 대학교에서 44명(이 중에는 해군사관학교생 9명 포함), 인솔자 6명 총 50명으로 구성된 카자흐스탄 거주 고려인 디아스포라 현지 방문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해군본부의 협조로 해군 제2함대 사령부가 있는 평택 소재의 해군 숙소에 모여 정신교육, 안전교육 등 일정을 위한 사전 준비와 점검을 하였다. 카자흐스탄 국적기인 Air Astana편으로 6시간 정도 비행하여 알마티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강제 이주 후 처음 도착지로 알려진 우슈토베 역, Bastobe 고려인 최초 거주 지역, 크질오르다 고려사범대학, 고려극장, 홍범도, 계봉우, 최봉설 등 독립운동가 유적 등을 돌아보았으며, 고려인 동포와 소수만족과 만남의 기회도 가졌다.
구한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1863년 연해주 티진헤(지신허)마을 정착을 기점으로 새로운 삶의 터전에 대한 열망은 고려인의 이주사를 만들었다. 고려인이라는 이민자의 신분은 굴욕적 차별과 피해갈 수 없었으며,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1달여 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중앙아시아로의 이주의 비극적 서사는 우리 모두 애도를 표하는 일이다. 그러나 정착 이후 85년 전 당시 힘들었던 고난을 무릅쓰고 새로운 땅에 정착하여 우리의 가치 규범과 관습을 간직하고 나아가 정착한 지역을 새로운 터전으로 변화와 발전을 견인한 위대한 한민족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20여 소수 민족 가운데 특유의 근면성, 성실성, 노력의 결과로 지방정부와 카자흐스탄 중앙정부로부터도 인정받는 우수한 고려 민족이란 사실이다. 이번 탐방은 이러한 진실을 현장에서 여러 체험과 고려인 동포를 만나서 직접 느끼고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계봉우 거리, 홍범도 거리를 걸어보며 자긍심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체험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진 곳은 고려인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 고려사범대학이다. 당시 연변 지역에는 몇 개의 고려인 사범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27년 우수리스크 고려인사범학교, 1930년 포시에트 고려인사범학교, 1931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한 고려사범대학이다. 필자가 관심 있는 부분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한 고려사범대학이다. 이 지역에 거주한 고려인은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전의 원동국제사범학교를 원동국제사범대학으로 재정립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부문은 이 대학의 변천과정에 있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당시 카자흐 공화국 크질오르다로 고려인과 대학이 함께 이전해 정착했다는 사실이다. 1938년에 소련당국의 명령으로 원동 고려사범대학은 크질오르다 사범대학으로 이름이 개명되어 러시아식 대학으로 흡수 운영되었다. 1996년부터 현재의 대학인 크질오르다 대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학 전 부총장의 안내로 당시 원동 사범대학의 장소와 현재의 연구소와 크질오르다 고려사범대학 당시 사용 한 도서 및 관련 전시 자료를 볼 수 있었다. 크질오르다 사범대학이 고려인 사범대학으로서 당시의 명실 상부한 고려인의 가치와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과 지킴이를 이주 당시와 같이 존속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단계로 대학 내에 한국학과의 설치운영을 제안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지 고려인과 한국의 관련기관의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 또한 이번 카자흐스탄 2022 청소년 국외 역사 체험활동을 계기로 한국학 전문가들과 관련 기관들과 적극 협력하여 앞으로도 발전적 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같이 협력고자 한다.
홍성훈
(탐방단장, 한국역사문화원 이사장; 건양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