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캠퍼스 곳곳이 새하얀 눈에 덮여 있다. 녹음이 사라지고 난 캠퍼스는 조금은 을씨년스런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어느 새 보는 이의 마음도 움츠러든다. 그래도 지난 화요일(12월 13일) 카자흐국립대 중앙도서관에서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와 환호가 넘쳐났다. 바로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2022 최우수 행정교원” 시상식이 거행되었기 때문이다. 최우수 행정교원 선발을 위해 가을 학기 동안 내내 학교 심사위원회의 평가 외에 수 천 명에 달하는 대학 교강사진 및 행정직원들의 온라인 투표가 진행되어 왔었다. 그 결과에 따라 최근에 마침내 16개 학부별로 1명씩의 최우수 행정교원들이 선발되었는데, 한국학과가 속해있는 동방학부에서는 한국학과 소속의 타쥐나 아이만 코쉬베코브나가 최우수 행정교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특별한 행사는 매년 진행되지는 않는다. 수상자에게는 대단한 영광이자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대학 내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고, 특히 대학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온라인에 많은 지지를 받아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본 상이 갖는 의미는 정말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동방학부와 한국학과를 빛낸 타쥐나 아이만은 오랫동안 자신의 삶을 한국학과와 함께 해 왔다. 한국과 달리 이곳 카자흐스탄에서는 학과나 학부 단위로 자체 행정인력을 두고 있다. 대학본부쪽에 있는 행정부서는 결제와 지시만을 책임지는 상위부서 개념이라면, 실제적인 행정업무들은 일선의 각 학과나 학부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점에서, 그녀는 학과 집행부와 더불어 매우 중요한 행정업무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수상자 타쥐나 아이만은 1988년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어문학부(카자흐 어문학)를 졸업한 우수한 재원이다. 학사 졸업 후 처음 취직한 첫 직장이 바로 한국학과이며, 2004년에 시작하여 현재 18년째 근무하고 있는 학과의 살림꾼이자 학과 역사의 산증인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지난 18년 동안 타쥐나 아이만은 한국학과의 발전을 위해 우수한 행정능력과 전문성을 발휘해 왔다. 매 학기 매 순간마다 학과에서 발생하는 갖가지의 복잡한 행정적인 문제들과 학생들 관련 수많은 학적업무들을 그 동안 그녀는 능숙하고 매끈하게 처리해 왔다. 여기에 대학본부로부터 내려오는 다양한 유형의 행정업무들에 대해서도 학과 집행부를 도와 지혜롭게 잘 대응해 왔다. 그런 그녀의 현신적인 기여 덕분에 지난 18년 동안 한국학과는 대학 내 67개 학과와 16개 학부들 사이에서 늘 상위권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 타쥐나 아이만의 또 하나의 특별한 능력으로 훌륭한 필사능력(필체)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필체를 보유하고 있어 학과와 학부의 상장이나 졸업장, 증명서 등에는 자주 그녀의 손글씨가 새겨지곤 한다.
학과와 학부의 모든 구성원들은 타쥐나 아이만의 권위와 전문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 타쥐나 아이만이 학과에서 존경받고 사랑받는 이유는 그녀의 인간적인 고운 성품과 동료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녀는 바쁜 업무 상황 속에서도 늘 학과 내 모든 교원들의 생일이나 결혼, 장례식 등 애경사를 챙기는 일에도 항상 앞장서 왔다. 그녀는 진정으로 한국학과의 살림꾼이며, 그래서 그런 그녀를 학과에서는 우스갯스런 표현으로 “마마”라고도 부른다. 수상 소감에서 타쥐나 아이만은 “귀한 상을 수여해 준 대학본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학과 교원들과 학생들과 함께하는 삶이 언제나 즐겁고, 열심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일해 왔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학과 구성원들 모두에게도 감사드리고 싶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고 앞으로도 학과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라며 겸손하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어느 조직에서든지 한 명의 우수한 능력있는 일꾼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사람의 몫을 대신해서 일을 처리할 수도 있고, 안될 것 같은 업무들도 어떻게든 처리될 수 있도록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타쥐나 아이만도 그런 우수한 인력들 중의 한 명이고, 그런 일꾼이 우리 학과에 있다는 것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이웃 학과의 행정교원들이 종종 타쥐나 아이만에게 와서 업무적 조언을 얻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아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듯이 그녀는 짧은 한국어 몇 마디쯤은 구사할 줄 안다. 그 동안 몇 차례의 인사이동의 과정에서 원한다면 타학과로의 이동도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했을 정도로 그녀에게 한국학과는 매우 특별하다. 그녀는 누가 뭐래도 이제는 완전한 한국학과의 사람이 되었다. 타쥐나 아이만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국학과에서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찾아나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병조(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 교수)
박타티아나(한국학과 전임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