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아직도 마스크를 써야하고 격리가 유지되고 있는 나라들도 있지만 카자흐스탄에서는 이제 예전의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변이바이러스가 또 올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에 적응된 인류는 이제 그 어떤 것이 와도 크게 무서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중 일은 나중에 가서 다시 걱정하자. 지금 걱정하고 있기에는 산적한 일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동방학부에서 카자흐스탄공화국 동양학 올림피아드가 개최되었다. 올해에는 공교롭게도 같은 주에 어문학, 통번역 분야 올림피아드도 시작되었고, 덕분에 숨가쁜 올림피아드주간을 보내야만 했다. 아쉬운 것은 호전된 상황 속에서도 교육부에서 온라인 진행만을 허용했고, 그로 인해 작년처럼 제한적인 출제방식으로 대회가 치러졌다는 것이다.
동양학 올림피아드는 8개 언어권별(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인도어 등)로 개최되었다. 이 중 한국학 올림피아드에는 3개 대학(카자흐국립대, 카자흐국제관계및세계언어대, 유라시아국립대)이 참가했으며, 동양학 분야 행사 주관을 맡고 있는 카자흐국립대 동방학부 건물에서 진행되었다(후원-알마티한국지상사협회, 한국교육원). 시험 출제방식은 온라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의 경험을 살려 오전에는 글짓기 평가, 오후에는 발표 평가(PPT)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심사는 외부 교육기관종사자가 담당했으며, 외부심사자의 평가에 따라 입상자들의 우열이 가려졌다. 올림피아드 참가자들의 수준은 높았다. 그다지 쉽지 않은 주제의 글짓기에서는 우수한 작문 능력과 논리력을 보여주었다. 발표 평가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한국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수준의 언어구사능력을 발휘해주었다. 오전의 글짓기 평가를 통과한 8명의 참가자들이 서로 자웅을 겨루었는데, 참가자들의 높은 수준의 한국어 구사능력은 심사자와 각 대학 지도 교원들의 귀와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참가학생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한지 채 1년이 안되는 1학년에서부터 졸업을 목전에 둔 4학년까지 다양했다. 참가자들 모두 내일의 카자흐스탄 한국학을 짊어지고 나갈 동량들이다. 비록 아직은 미완성의 재목들이지만 머지않아 카자흐스탄 한국학의 대들보들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
4월의 숨막히는 올림피아드 시즌이 막을 내렸다. 선의의 경쟁 속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한국어와 한국학 공부에 매진해 온 참가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림피아드의 긴장감 속에서 참가 학생들과 한국학 교원들 모두 한국어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 한층 높일 수 있는 유익한 시간들이 되었다. 여기에 꼭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국기업체들의 관심과 후원이다.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물질적 지원을 해 준 알마티한국지상사협회와 한국교육원의 큰 관심과 배려가 있었기에 금번 행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향후에도 변함없이 카자흐스탄 동양학 올림피아드가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며, 해당 올림피아드가 미래의 우수한 한국학도들이 배출되는 선의의 경쟁의 장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바이치가쇼바 디나라/아산 아디야
(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 석사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