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게오르기 알마티고려민족중앙회 부회장이 카자흐스탄에서 매년 3월 1일 기념되고 있는 ‘감사의 날’을 맞아 개인적으로 ‘감사’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고 알마티 지역통신부가 지난 2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했다.
“저와 우리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모두에게 있어 ‘감사의 날’은 깊은 온정과 진심 어린 감사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매우 뜻깊은 명절입니다. 지난 1937년 우리의 아버지들과 조부님들께서는 강제이주를 통해 이곳 카자흐스탄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려인들의 여러 정착지들 중 한 곳인 베스토베 산기슭에도 그 삶의 터전이 일구어진 흔적이 남게 되었지요. 지금도 그곳에는 우리 선친들께서 생활하셨던 토굴들의 흔적, 그리고 생후 묻히신 묘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최근 바로 그곳에 카자흐 민족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의 ‘카작 할크나 믕 알그스’ 기념비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감사의 날’ 기념 행사에서 연설자로 나선 강 게오르기 부회장은 과거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를 당한 민족들의 후예들이 합심하여 추진한 끝에 제창된 이 기념일에 대해 소개하며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 어르신들께서 «과거 ‘신뢰할 수 없는 이들’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로 카자흐스탄 땅에 강제로 유배된 우리 민족은 카자흐인들이 내민 도움의 손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자랐습니다. 이미 눈이 내리던 1937년의 그 늦가을에, 카자흐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감사의 날’은 제 개인적으로도, 나아가 우리 고려인들 모두에게 있어 깊은 온정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인 것입니다. 그간 이 날이 정식으로 제창될 수 있도록 주도해온 우리는 늘 «감사한 마음은 모름지기 표현해야 마땅하다»고 말해왔습니다. “우리는 카자흐인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이지요! 이것은 우리의 의무이며, 늘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는 또한 카자흐인들을 향한 감사와 관련하여 그가 죽을 때까지 가슴 한 켠에 소중히 간직할 한 감동적인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 여름 우리는 아트라우 주에 있는 마함베트 지역 소재의 베이바리스 촌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은 1937년 고려인들이 강제이주를 당한 지역들 중 한 곳이지요. 당시 그곳의 초원 한가운데 버려진 이들은 용케 살아남아 어찌저찌 생활하고, 그러다 죽기도 하고 그랬지요. 그렇게 해서 인근에는 자연히 고려인들의 묘지도 생겨나게 되었고요. 세월이 흘러 후대들은 공부를 하러, 더러는 일자리를 찾아 그 지역을 떠나갔지만 묘지들은 여전히 남아있게 되었지요. 그리고 어느 해 봄, 우랄 강이 범람하여 이 묘지들을 휩쓸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여름 이곳을 방문한 우리는 지역 주민들과 만났는데, 이들은 «өлі риза болмай, тірі байымайды (죽은 이들이 흡족하고 평안하지 못하면 산 자들은 결코 번영할 수 없으리)»라며 묘소를 위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카자흐인들은 산 자들 뿐만 아니라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민족인 것이지요. 우리는 이처럼 인류애가 깃들어 있는 이들의 지혜를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강 게오르기 알마티고려민족중앙회 부회장은 이렇듯 예로부터 박애주의를 품고 실천해온 카자흐 민족이야말로 오늘날 카자흐스탄이 이처럼 화합과 평화 속에서 여러 민족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국민 모두가 감사함을 잊지 않고 서로에게 선행을 베풀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을 당부하며 연설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