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알마티 노인대학 10주년 전야에 노인대학 이영우 교장님과 만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 다층 아파트 일층에 자라잠은 노인대학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건물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구수한 냄새가 풍겨왔다. 노인대학 회장 김옥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앞치마를 낀 여성들이 무엇을 굽노라고 여념이 없었다. 알고본즉 마침 요리장만을 배우는 시간인데 그 날은 부침개 장만법을 배우고 있었다.
우리는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서 이용우 교장님과 담화를 나눈다.
-노인대학이 누구의 아이디어로 언제 설립되었습니까?
-원래 아이디어를 알마티 한국교육원 이경호 원장님이 내 놓았습니다. 그래서 2011년 가을부터 준비를 해서 2012년 3월에 노인대학이 문을 열었습니다. 물론 이에 앞서 광고도 내어 학생들을 모집했지요.
-한국에도 이런 노인대학이 있겠지요?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 노인대학과 알마티 노인대학이 목적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면 알마티 노인대학의 목적에 대해 좀 이야기해 주십시오.
-우리가 운영하는 노인대학의 목적은 우선 노인대학생들에게 자기의 정체성을 확실히 알려드리여 그 분들이 그것을 후손들에게 전하도록 말입니다. 청소년들의 뿌리교육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꺾어진 가지를 다시 연결해 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모국의 역사, 전통도 이야기해 주고 한국어 교육도 합니다. 여러가지 테마로 특강도 합니다. 한국의 발전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데리고 한국회사LG 전자, 애플타운으로 견학도 갔습니다. 그리고 물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가지고 소풍도 나가 놀면서 장기자랑도 합니다.
-노인대학의 장점은요?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서로 교제하게 되며 새 소식도 알고 새 친구들도 얻을 수 있지요. 집에 소파에 앉아서 TV만 보면 자연히 운동도 하지 않게 되지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노인들도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몇 기나 졸업시켰습니까? 해가 갈수록 새 입학생들의 나이가 젊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금년에 10기 입학생들을 받을 것입니다. 나이가 젊어지는 것은 물론입니다. 1기에는 70세가 넘는 분들도 있었는데 지금은 평균 58세부터 60세까지 입니다. 나이가 더 젊은 사람들은 받지 않습니다.
-졸업한 노인대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예, 소원하는 졸업생들은 50% 자체부담으로 한국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나머지 비용은 한국 지방자치제가 도와줍니다.
이영우 교장선생님은 알마티에도 우리 대학을 돕는 회사들이 있다고 하면서 신한은행의 도움으로 아담하게 꾸려진 도서관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교장선생님은 고려인들에 대해 언제부터 알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알마티에 오래 계시면서 직접 교제하여 보니 인상이 어떻습니까?
-1995년에 중국연변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조선족 교육을 하고 있었는데 한번은 백두산에 갔었습니다. 그 때 안내원이 말하기를 중국에 사는 동포들은 조선족이라고 하지만 구소련에 사는 동포들은 고려인이라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2000년도에 고려인들을 위해 대학을 열려고 우스베키스탄에 왔었는데 그 때 고려인들을 처음 만나 현재까지 지내오는 과정에 고려인들이 순수하고 정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가족은?
-저의 안해 조성효는 역시 노인대학에서 근무하구요 아들은 미국텍사스에서 째즈음악 공부를 하고 있고 딸애는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데 우리에게는어린 손녀도 있습니다.
-한가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십니까?
-탁구도 좀 하고 등산도 합니다.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하여 주셔사 감사합니다. 노인대학 창립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고려인들에게 극히 필요한 노인대학이 앞으로 더욱 번창할 것을 기원합니다!
남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