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광주 월곡 고려인 역사탐방단이 1937년 강제이주 과정에 고려인의 첫 정칙지인 우슈토베를 방문하였다. 카자흐스탄에 오는 한국대표단들중 우슈토베를 방문하지 않는 대표단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슈토베언덕은 고려인들의 비극의 증인으로 되었다. 혹자들은 고려인들이 진짜 토굴에서 추운 겨울을 지냈는가고 의심을 두기도 한다. 내가 몇년전이 바슈토베를 가 보았을 때만 해도 여기저기에 토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 곳은 반박할 수 없는 역사적 현장이다. 그 때는 이 언덕에서 고려인들이 1937년 10월부터 동굴에서 살았다는 표지석과 어려운 시기에 도움의 손길을 내 줌으로서 고려인들의 고통을 덜어 준 카자흐인들에게 감사를 표하여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가 2019년에 건립한 감사비가 서 있었다.
최근 년간에는 현대병원과 통일문화연구원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 곳이 뜻깊은 유적지로 계속 개발되고 있다. 고려인을 위한 사업에 팔걷고 나서는 이재완 회장님의 성의를 지적해야 할 것이다. 카라탈 구와 협조하여 2021년에 한카우호 기념비가 세워졌고 고려인들의 한을 달래는 추모공원도 가꾸어졌다. 그리고 미국에서 오신 헬렌목사님이 그당시 고려인들의 생을 재현시킨 고려인 박물관도 조성되였다.
광주 시 광산구 월곡고려인문화관 김병학 관장이 인솔하는 이번 역사탐방단은 이 모든 것을 직접 보았다. 겨울이라 눈이 덮여 푸르게 자라는 온실의 야채는 보지 못했지만 딸듸꼬르간 고려인협회장 리 블라지르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할 수 있었다. 헬렌목사님은 출장중이여서 만나지 못했다.
고려인들이 실을 첫 열차가 들어 선 우슈토베 역을 보고싶다는 역사탐방단원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살을 에이는듯한 찬 바람이 우리를 스쳐갔고 길은 스케이트장과 같아서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는 걸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역에서 우리를 맞이한 인 왈렌찌나 와실리예브나 ( 카라탈군 전 부군수 )는 아버지에게서 들은 고려인의 역사를 손님들에게 들려 주었다. 소련이 개방되기 전에는 강제이주에 대한 말을 입밖에 꺼 낼 수 없었다고 하면서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라야 아버지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왈렌찌나 와실리예브나가 말했다.
고려인들의 첫 정착지를 방문하는 대표단은 꼭 제르신스키 ( 현재 라힘 코스카르바예브 명칭 )명칭 중학교에 들려 학생들에게 선물을 기증한다. 바로 이 학교가 고려인들이 강제이주되여 온 다음 해에 지는 첫 학교이다. 월곡역사탐방단원들도 이 학교를 방문하여 박물관을 돌아보았다. 박물관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수고한 한국교사들의 사진도 걸려있었다. 김병학 관장은 <저 위에서 두번 째가 저입니다> - 라고 설명했다. 탐방단원들은 화려한 그림책들을 학교에 기증했다.
월곡역사탐방단에는김흥숙(광산구 문화관광 해설사), 최경원 ( 지역아동 센터장 ), 이 아리사 ( 함평여중 역사교사), 이미자 ( 사랑의 배움터 학교장), 이순옥 (늘 푸른 작은 도서관장), 유동국 (동강대 미디어 콘텐츠 학과장)이 포함되었다. 탐방단을 월곡고려인 문화관 김병학 관장이 인솔했다.
저녁식사중에 우슈토베 방문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았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극복하면서도 끈질긴 용기와 근면성으로 새 삶의 터를 가꾼 고려인들이 자랑스럽다는 것이 탐방단원들의 의견이였다. <나는 고려인들이 37년도에 겪은 추위를 상상해 보려고 일부로 찬바람에 얼굴을 맞대고 오래동안 서 있었다>고 한 한 여성의 말이 우리를 깊이 감동시켰다.
이번 탐방에 김병학 관장과 골든 투어 관광사 진재정 사장의 수고에 의해 탐방단원들이 고려인들과 카자흐스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남경자
우슈토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