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5월29일부터30일까지 아스타나 국제 포럼 (Astana International Forum, AIF)이 개최되었다. “지성을 연결하고 미래를 설계한다 (Connecting minds, shaping the future)”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포럼은 세계 지도자들, 기업인, 학계 및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위기, 국제 안보, 에너지,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중요한 장이 되었다.
포럼 본회에서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UN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안전 보장 이사회의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전 세계 수십억 인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소수 국가들만에 의해 내려져서는 안 된다. 카자흐스탄은 보다 넓은 지역 대표성을 갖춘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의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카자흐스탄의 디지털 기술 발전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가동에 들어갔으며, 실제 경제 분야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 있는 크립토도시 (CryptoCity) 시범지구 조성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IT 허브이자 글로벌 대학들과 협력하는 학문 및 혁신 중심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국가적 목표도 강조했다.
이번 포럼 기간 중 특히 주목을 받은 발표는 알라타우 시티 (Alatau City) 프로젝트였다. 알라타우 시티는 알마티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조성될 신개념 스마트 도시로, “알라타우 시티, 미래는 이미 오늘 시작되었다”라는 제목의 패널 세션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 세션에는 카나트 부줌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 자슬란 마디예프 디지털개발부 장관, KPMG 코리아, Asia Infrastructure Solutions, 미국 Joby Aviation 등 국내외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이 연사로 나섰다.
알라타우 시티는 2024년 5월 토카예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공식 발표한 프로젝트로, 부동산 기술 (PropTech), 도시 항공 모빌리티 (UAM), 디지털화, 지속가능한 개발 등을 아우르는 첨단 미래형 도시로 설계되었다. 프로젝트의 발의자는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이사회 의장이자 기업인인 차 유리이며, 포럼 현장에서 협회 대표단도 함께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현재 알라타우 시티는 국가 차원의 민관 협력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국내외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최대 핀테크 기업 Kaspi의 공동창업자이자 투자자인 김 뱌체슬라프는 1단계 사업에 미화 10억 달러를 투자할 의향을 밝히며, 다른 대형 투자자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알라타우 시티는 단순한 도시 건설을 넘어 신실크로드 축을 따라 지식, 관광, 금융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고 경제 다변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번 아스타나 국제 포럼에는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7,000 명 이상의 참가자가 등록했으며, UN, FAO, IOM, WIPO 등 국제기구 대표와 정부 고위급 인사, 글로벌 기업 리더 및 전문가 160여 명이 연사로 참여했다. 초청 인사로 르완드의 폴 카가메 대통령과 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등이 포함되었다.
알라타우 시티의 발표와 크립토시티 계획은 카자흐스탄이 지향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 즉 세계와 소통하고 지속가능한 혁신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