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고려인 이주 90주년을 앞두고 국제 가창 대회 ‘아리랑’이 20년 만에 다시 열렸다.
공화국 국립 고려극장이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후원으로 개최한 제2회 국제 가창 대회 ‘아리랑’에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러시아, 한국 등 5개국의 젊은 가수들이 참가했다.
‘아리랑’ 대회는 2007년 알마티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오랫동안 열리지 못했다. 당시 수상자들 가운데 일부는 현재까지도 고려극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 부활한 대회는 고려인 이주 9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문화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아리랑’ 대회에는 모두 75명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예선을 거쳐 17명이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클래식, 뮤지컬, 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였으며, 결승에서는 반드시 한국어 노래를 불러야 하는 규정에 따라 가창력뿐 아니라 한국어 표현력과 무대 구성 능력도 함께 평가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카자흐스탄의 유명 음악가이자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인 예를란 코케예프가 맡았으며, 준결승을 거쳐 최종 9명의 참가자가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결승 콘서트에서는 참가자들이 고려극장 배우 및 아티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노래뿐 아니라 연극과 무용이 어우러진 축제 형식으로 진행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심사위원 로디온 텐은 “준결승과 결승 무대에서 참가자들의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어떤 참가자는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었고, 또 어떤 참가자는 긴장으로 인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며 “곡 선정 역시 무대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고려극장 예술감독 니 류보브는 “참가자들은 이미 이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승자”라며 “각자의 나라에서 알마티까지 와 노래를 통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우승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출신의 파벨 김에게 돌아갔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한국 드라마 OST와 무슬림 마고마예프의 명곡 「푸른 영원(Синяя вечность)」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승을 차지한 파벨 김은 “한국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 가장 긴장됐다.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과 직접 노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하며 언젠가 다시 고려극장 무대에 서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년 만에 부활한 ‘아리랑’ 대회는 단순한 경연대회를 넘어 중앙아시아와 한국을 잇는 문화 교류의 장이자 차세대 고려인 예술가들을 발굴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