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탄핵, 정치적 혼란: 대한민국이 겪는 어려움
외교적 혼란
12월3일밤 10시28분(현지 시간)경,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 텔레비전을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결정은 국가의 정치적 이미지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국민과 야당으로부터 대통령 탄핵 요구를 촉발했다.
같은 날, 키르기스스탄의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이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이었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실은 방문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었으며, 대표단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다음 날 자파로프 대통령과 대표단은 본국으로 귀국했다.
12월5일로 예정되었던 카자흐스탄과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 간 회담은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 이유로 카자흐 측의 요청에 따라 취소되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더불어, 이 위기 속에서 김용현 장관이 계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카자흐스탄과의 회담 취소는 유일한 외교적 차질이 아니었다. 스웨덴 올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외교장관∙국방장관과 함께 당초 5~7일정으로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었지만 연기했다. 이달 중순으로 잡혔던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방한 일정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의 한∙미∙일 3자 회담도 불투명해졌다. 이미 미국 측은 워싱턴에서 예정된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 (NCG) 회의와 제1차 NCG도상연습 (TTX)도 연기됐다.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주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 외교부 바카예프 알리벡 차관은 “카자흐스탄의 외교 정책은 제3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들만의 문제”라고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경제적 여파
3시간도 채 지속되지 않은 계엄령은 국내외 기업에 걸쳐 심각한 충격을 가져왔다. 윤 대통령의 발표 직후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계획을 긴급 조정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투자회사 Investor AB의 회장 야콥 발렌베리는 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했다. 또한, 중요한 협정을 체결하려던 스웨덴 경제 사절단의 방한 일정도 역시 무산되었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민 시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 스웨덴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은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사업 환경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4일 인공지능(AI) 관련 웨비나를 취소했다. 또한 전체 임직원에게 한국 출장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긴급 메일을 발송했다. 구글도 전사 재택근무 조치에 나섰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결정은 한국이 안전한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지위를 일시적으로 잃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관광 사업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우디아라비아 VIP투어가 취소되고 호텔 예약률도 20% 감소했으며, 단체 관광객들의 대규모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 일부 언론에서는 ‘’하룻밤 사이 관광지에서 위험지로 전락한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요한 경제 세미나를 내년으로 연기했으며, 라스베이거스 CES에 참석하려던 일부 기업들은 대표단 규모를 축소하거나 방문을 전면 취소했다.
전문가들은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은 “계엄 사태로 한국 기업들이 그간 구축해놓은 K브랜드 평판 약화가 우려된다”며 “하지만 최근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의 가치는 그대로이거나 올라가고 있으며, 이럴 때일수록 비즈니스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엄령이라는 부적절한 선포에서 시작된 사태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의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으며, 이는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이 국제적 신뢰와 이미지 회복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