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나 기자] 결혼식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기쁜 행사이다. 사랑과 새로운 시작, 그리고 두 사람의 마음뿐 아니라 두 가족의 만남을 축하하는 날이다. 사람들은 이런 특별한 날을 멋진 연회와 맛있는 음식으로 기념하고 싶어한다. 한국에서도, 카자흐스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방식은 조금 다르다. 이번 글에서는 같은 결혼식이지만 서로 다른 두 문화, 드라마 속 한국식 결혼식과 전통적인 카자흐스탄식 결혼식을 비교해보려 한다.
카자흐스탄에서 결혼식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결혼식을 정말 성대하게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큰 레스토랑, 수많은 하객, 화려한 프로그램, 춤 그리고 건배사까지 이어진다. ‘Қыз ұзату('키즈 우자투' 예식은 신부를 새 가정으로 보내는 의식으로, 신부 측에서 올리는 일종의 ‘미니 결혼식’이라고 할 수 있다)’를 제외하고 결혼식만 본다면 하루 종일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신혼부부와 가까운 친구, 가족들이 함께 도시를 돌며 사진을 찍고 본식이 진행된 뒤에 때로는 애프터파티까지 이어진다.
하객들은 모두 정장 차림으로 예쁘게 차려입고 오며, 청바지나 운동화는 금물이다. 결혼식 본식 중에는 거의 모든 손님이 건배사를 하고 중간중간 게임이나 노래, 춤, 러브스토리 영상 등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터가 있는 경우도 많아 아이들이 결혼식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즐겁게 놀 수 있다. 음식은 이미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고 좌석은 신랑과 신부가 미리 정해둔다. 저녁 내내 따뜻한 요리가 계속 나오며, 큰 접시로 함께 먹거나 개인별로 제공되기도 한다. 본식이 시작되기 전에는 홀 입구에 간단한 안주가 있는 테이블도 마련된다.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테이블도 있고, 피자, 감자튀김, 치킨 등 맛있는 음식이 포함된 어린이 메뉴가 준비된다. 술, 음료, 차 역시 빠질 수 없다. 웨이터들이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며,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웨딩 케이크이다. 꽤 비싼 케이크가 저녁의 절정을 장식한다. 행사가 끝난 후 하객들은 남은 음식을 가져가기도 한다.
한국의 결혼식은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 물론 결혼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지만 행사에 쓰는 시간은 비교적 짧다. 보통 결혼식 전용 홀이 있으며, 그 안에는 예식장과 식당이 함께 있다.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긴 건배사, 게임, 경품 추첨 같은 것은 없다. 결혼식은 신랑신부의 입장, 부모님께 절, 서약, 러브스토리 영상으로 구성되며, 때로는 가까운 친구가 축하 노래나 춤을 하기도 한다. 모든 절차는 30분 정도면 끝난다.
하객들의 복장도 다양하다. 일부는 정장 차림으로 오지만 일상복 그대로 오는 경우도 많다. 음식 또한 완전히 다르다. 이곳에는 하객 좌석 배치가 따로 없고, 하객들은 원하는 자리에 앉아 자유롭게 식사한다. 미리 세팅된 음식은 없으며 대부분의 결혼식장은 뷔페식으로 운영된다.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지만 식사 시간은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술도 비교적 적게 마시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술자리 해프닝’은 없다. 케이크 커팅 대신 디저트는 뷔페에서 자유롭게 선택해서 먹는다. 그래서 식사를 마칠 즈음이면 옆 홀에서는 이미 다른 두 쌍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나에게 한국 결혼식은 일종의 문화 충격이었다. 이렇게 빨리 끝나는 결혼식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장점도 많다. 모든 준비를 예식장 측에서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결혼식은 가족 중심의 행사로, 두 가문이 한 가족이 되는 느낌을 준다. 반면 한국의 결혼식은 신랑신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새로운 가족이 탄생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한국식 결혼식이 너무 빠르게 느껴질 것이고, 한국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이어지는 카자흐스탄식 결혼식이 조금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문화 모두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각자의 전통과 방식이 다를 뿐,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서나 같다. 사랑. 기쁨. 그리고 함께하는 미래이다.
사진: 카자흐스탄 결혼 케이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