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밤은 한 해 중 가장 길고 어두운 밤이다. 고대인들은 이 밤들을 태양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순간으로 여겼으며, 이를 특별하게 기념하곤 했다.
튀르크 유목 민족들은 이 날을 '카라툰' (Қара-түн)이라고 부르며, 이는 텡그리 신앙 (Tенгри-Тәнір)의 일부로 기념했다고 한다. 이 고대 명절은 태양 숭배에서 비롯되었으며, 빛과 선이 어둠과 악을 이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유목민들은 특별한 의식과 제사를 지내고 자연의 힘에 감사를 표하며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또한, 이날을 작은 설 (작은 새해)로 간주하며 태양이 밤을 물리칠 수 있도록 다양한 의식을 진행하고 전통 음식인 셀페기를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었다.
슬라브 민족은 이 시기에 노래를 부르고 운세를 점치는 것이 관례였으며 태양이 이길 수 있게 모닥불을 피웠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의식용 모닥불을 피웠고, 로마인들은 사투르날리아 (Saturnalia- 農神祭: 지금의 크리스마스 무렵에 행해지던 고대 로마의 축제)라는 축제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이 날을 ‘동지’ (Dōngzhì)라고 부르며 가족이 함께 모여 따뜻한 만두를 먹으며 추위를 이기는 풍습을 지켜왔다. 일본에서는 ‘토지’ (Toji)라는 이름으로 이날 유자를 띄운 뜨거운 목욕을 하며 건강을 기원한다고 한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악의적인 요울 고양이 (Yule cat)를 달래기 위해 집을 깨끗이 정리하고 새 옷을 입은 뒤 성대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전통이 있다. 그리고 이란에서는 ‘샤브-에-얄다’ (Shab-e Yalda)라는 이름으로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붉은 과일을 먹고 시를 낭송하며 이 밤을 보낸다.
한국에서는 ‘동지’라고 불리는 이 날에 팥죽을 만들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 후 가족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팥의 붉은 색이 악령을 쫓아내고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집주인이 아침 일찍 대문에 팥죽을 뿌리거나 땅에 팥죽을 놓으며 ‘행운의 신이여, 들어오소서. 겨울이여, 팥죽을 먹고 악령과 함께 멀리 가거라’라고 기원했다고 한다. 오늘날 동지는 예전만큼 큰 명절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한인 가정에서 팥죽을 만들어 나눔으로써 이 날을 보내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겨울 동지 날을 ‘블루카스’ (Blukas)라 부르며, 이 날의 상징은 구불구불한 오래된 그루터기라고 한다. 이는 한 해 동안 이루지 못한 소망과 계획, 그리고 실망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저녁 내내 이 그루터기를 끌고 다니며 자신의 실패와 아쉬움을 그루터기에 담아낸다. 밤이 되면 이 그루터기를 태워 모든 부정적인 기억을 과거로 흘려보내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고 한다.
겨울 동지는 독특한 천문학적 현상으로, 고대인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축하받아 왔다. 많은 민족들이 이를 작은 설로 여겨 기념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겨울 동지는 마법 같은 시기다. 이 특별한 시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12월31일 자정이 아닌, 12월21일에 시작된다.
12월21일 이후 태양은 점점 강해지고, 사람들은 바로 이 사실을 축하한다. 12월21일부터 23일까지는 ‘오래된 태양이 사라지고 새로운 태양이 태어나는’ 날들이다. 겨울 동지를 기념하며 우리는 자연과 다시 연결되고 놀랍게도 잃어버렸던 기적과 다시 마주할 수 있다.
다가오는 한 해가 행운과 성취로 가득하기를 바라며, 이 마법 같은 시기를 뜻깊게 보내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