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수면장애∙우울감까지… “정보 소비에도 균형 필요”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정치 뉴스는 피하기 어려운 일상이 됐다. 24시간 뉴스 채널과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을 통해 정치 정보가 끊임없이 유입되면서 이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에 따르면 정치 뉴스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은 스트레스, 불안,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유사한 증상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인간의 인지 구조를 지목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을 가지고 있다. 정치 뉴스의 상당수가 갈등, 위기, 불안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 강하게 몰입하게 되고 이는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항상 최신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정치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불안이나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정보 소비를 멈추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일상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치 뉴스로 인해 지속적인 긴장감과 분노를 느끼거나 수면과 식습관에 변화가 생기고, 사소한 이슈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심한 경우 무력감과 절망감이 누적되며 사회적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실제로 2025년 1월에 실시된 조사에서 Charlie Health(청소년, 청년 및 성인(8세~64세)을 대상으로 집중 외래 치료 프로그램(IOP)을 제공하는 가상 정신건강 지원 플랫폼)의 내담자 중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응답자의 75%가 현재 정치 상황이 자신의 상태를 악화시킨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이 정치 관련 대화를 피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한 응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는 나의 정서적 웰빙에 매우 해롭습니다.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한 논의는 나를 압도적인 절망감, 좌절감, 분노, 우울감으로 가득 차게 만들고 자살 충동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정치가 개인의 웰빙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국 심리학회가 2017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정치가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은 알코올과 비슷하거나 더 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9,400만 명이 정치로 인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수천만 명이 수면 장애와 신체적 문제를 겪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과도한 몰입은 오히려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강한 정치 참여는 투표, 자원봉사, 지역 사회 활동 등 건설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반면, 과도한 정보 소비는 무력감과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보 소비 방식의 조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뉴스 확인 시간을 제한하고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이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가족∙친구와의 교류, 취미 활동, 명상 등 일상 속 스트레스 관리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불안을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는 시대일수록 개인의 심리적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보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고 지적한다. 과도한 몰입이 아닌 균형 잡힌 관심과 선택적 정보 소비가, 개인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데 핵심이 되고 있다.
최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