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출신 세계적 첼리스트 엘다르 사파라예프가 대전에서 열린 제25회 국제음악제 무대에 올라 한국 연주자와 함께 명징함과 투명함으로 까다로운 현악 삼주를 아름답게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올해로 25회를 맞이한 대전국제음악제는 지역의 공연예술 문화를 선도하며 그 역사를 이어온 대전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국내∙외 많은 음악가들의 협력으로 매년 수준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음악예술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번 음악제는 조화와 영감이라는 주제로 급변하는 기후와 생태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클래식 음악과 예술로 환기시키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조화와 공존을 통한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이번 대전국제음악제에는 여러나라의 연주자들이 참여해 총 8회의 공연을 펼쳤다. 엘다르 사파라예프는 한국의 유명한 바이올린 김응수, 비올라 권오현과 함께 실내악 트리오를 경성해 무대에 올랐다.
김응수 (바이올린)는 '엘다르는 놀라운 연주력을 지닌 위대한 음악가'라며 '이번 음악제에는 우리는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슈베르트, 베토벤, 모차르트의 곡을 함께 연주하게 되었다. 나 역시 비엔나에서 오랜 시간 살았고 그곳에서 엘다르와 같은 카자흐스탄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고 밝혔다.
권오현 비올리스트는 '김응수 교수님, 엘다르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선 것이 큰 영광'이라며 '엘다르의 연주는 테크닉이 탁월할 뿐 아니라, 영어도 유창하고 김교수님과는 독일어로 자연스럽게 소통해 리허설도 완벽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한국 전역에서 모인 클래식 애호가들이 자리했다. 모차르트의 대표 실내악곡 현악 삼중주 '디베르티멘토'가 연주되자 45분 내내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연주에 몰입했다. 서울에서 온 관객 윤성혜는 ''첼로 소리가 정말 인상 깊었다. 세 명의 연주자가 서로를 세심하게 들으며 만들어낸 조화가 잊히지 않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엘다르 사파라예프 (올해 45세)는 유럽에서 오랜 시간 거주하며 첼리스트와 지휘자로 활약해 왔다.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카자흐스탄을 대표해 세계 각국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다음 주에는 베네치아에서 두 차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역시 카자흐스탄 대표로 무대에 서게 된다''며 ''우리는 문화 외교사절로서 각 나라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 카자흐스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존중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엘다르 사파라예프는 향후 세계적인 클래식 연주자들과 함께 카자흐스탄에서 대형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도 밝히며, 김응수 바이올리니스트도 카자흐스탄 무대에서 서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