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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톡 외모정병 트렌드? 한국의 기괴한 유행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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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톡 외모정병 트렌드? 한국의 기괴한 유행을 알아보자
      18.04.2026
      어느 나라에서든 외모가 아름다우면 사람들이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거나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외모에 따른 차별이 유독 강하게 작용하는 편이다.

      내가 이것을 처음 체감한 것은 현재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에서 국제학교에 처음 갔을 때였다.

      많은 친구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한 아시아인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나는 그 친구의 얼굴이 왜 그렇게까지 예쁘다고 평가받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14년을 한국에서 살며 자연스럽게 한국의 외모 기준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 친구의 외모는 한국에서라면 ‘예쁘다’는 평가를 받기 어려운 얼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처음으로 깨달았다. 한국의 외모 기준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한국에서 예쁜 얼굴은 몇가지 전형적인 특징이 있다. 일단 얼굴이 하얘야 한다. 한국인들의 미의 기준에서 미백이 빠지면 섭섭할 정도기 때문이다. 보통 한국에서 선호하는 얼굴은 작고 갸름한 V라인 얼굴형에 눈은 사슴처럼 크고 쌍커풀이 또렷하며 코는 작고 높은 것을 추구한다. 또한 턱이 튀어나오지 않으면서 작은 입을 선호한다. 최근 여기에 더해 요즘 외모 트렌드에서는 “밝은 눈썹”과 “짧은 중안부”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행이 조금씩 바뀐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바로 “청순함”이다. 앞서 말한 모든 특징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말하는 “청순한 분위기”를 가진 여성의 외모 특징으로 연결된다.

      카자흐스탄에서 생활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나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한국에서 살 때는 사진을 찍으면 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을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얼굴 크기를 줄이고, 코를 높이고, 눈을 크게 만드는 보정은 너무도 당연한 과정이었다. 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은 아예 SNS에 올리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외국 친구들과 지내면서 외모에 대한 집착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반드시 하던 사진 보정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정하지 않은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보정 문화가 한국에서는 매우 일반적이지만,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의 많은 SNS 앱에서 제공하는 보정 기능은 대부분 피부 톤을 고르게 정돈하거나 치아를 밝게 만드는 정도에 그친다. 반면 한국의 틱톡이나 카메라 앱에서는 얼굴 크기를 줄이고, 콧대를 높이고 콧볼을 축소하거나, 눈을 확대하고 턱선을 정리하는 등 얼굴 구조 자체를 바꾸는 보정 기능이 기본기능처럼 깔려 있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 해외에서는 보정이 심한 한국인의 사진을 두고 ‘Korean Catfish’, 즉 ‘한국인 실물 사기’ 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한국 틱톡에서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가 바로 ''외모정병''이다. 외국에선 'BP'라고 하는데 이는 Black Pill의 줄임말로 이는 특정한 외모적 특징이 인생과 연애를 결정한다고 믿고, 사회가 본질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보는 일종의 운명론적인 사고 방식이다. 이렇게 세계 각각에서 외모에 대한 트렌드가 유행중이다.

      ‘외모정병’은 ‘외모 정신병’의 줄임말로, 자신의 외모가 뛰어나지 않다는 이유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상태를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영상 속에서는 외모지상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를 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 외모가 부족하다’는 절망감을 드러내는 콘텐츠가 많다.

      대부분의 외모정병 콘텐츠는 아무리 외모를 꾸며도 꾸미지 않는 원래의 얼굴이 자신보다 예쁜 사람 옆에 서면 한없이 못생겨 보이는 그림들로 그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두번째 그림을 보면 왼쪽에 있는 여자는 온갖 화장법과 나름의 최선으로 꾸몄지만, 오른쪽에 꾸미지 않은 예쁜 여자아이를 보면서 좌절감을 느끼는 그림이다. 이것이 외모정병을 설명하는 콘텐츠다.  

      겉으로 보면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트렌드는 오히려 한국 사회의 외모 강박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콘텐츠가 계속 소비될수록 사람들은 외모에 대한 불안과 비교 속에서 더 쉽게 좌절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대부분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한다. 더 극단적인 다이어트, 더 많은 보정, 그리고 더 이른 나이의 성형이다.

      이미 한국에서는 성형의 저연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성형 상담이나 시술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여기에 ‘뼈말라’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극단적인 마른 몸매에 대한 집착까지 더해지면서, 외모에 대한 압박은 점점 더 어린 나이의 아이들 에게 까지도 내려오고 있다. 충분히 건강하고 예쁜 몸에도 만족을 못하여 살을 더 빼려고 하는 강박증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만약 사진 보정 앱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올리지 못하거나, 얼굴을 가리고 사진을 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의 얼굴을 바꾸기 위해 더 쉽게 성형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다.

      ‘외모정병’이라는 트렌드는 단순한 밈(meme)이나 유행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과도한 외모 기준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불안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어쩌면 이 트렌드는 기괴한 유행이라기보다, 우리가 만들어낸 외모 강박에 대한 사회의 거울일지도 모른다.

      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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