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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모그가 된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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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모그가 된 물감
      스모그가 된 물감
      11.02.2026
      알마티는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 순위에서 자주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산에 오르면 도시 북쪽에 탁한 공기가 고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지만, 최근에는 이 스모그가 더 높이 올라가 산기슭까지 확산되고 있다. 가을∙봄∙겨울철, 특히 강수량이 적을 때에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 난방철 개인 주택가에서의 쓰레기 소각, 그리고 저품질 석탄을 사용하는 국영 화력발전소 등이 꼽힌다.
      환경단체들은 경고음을 높이고 있으며, 시 당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 역시 시민 스스로의 참여와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예술가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대기오염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2025 연말을 앞둔 몇 주 동안, 알마티 화가 김 알리나는 스모그를 주제로 한 개인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공기 오염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그녀는 흰 종이에 스텐실(공판화)을 붙여 창가 바깥쪽에 설치했고, 10일 동안 쌓인 먼지의 흔적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스텐실 안쪽의 회색 흔적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를 1년으로 상상해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먼지는 바로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 속 입자이며, 알마티 시민들의 기관지와 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기오염이 결코 추상적인 문제가 아님을 직관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실험의 성과를 확인한 뒤, 작가는 창문 표면에 쌓인 그을음과 먼지를 모아 물과 섞어 물감 없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선보였다.

      김 알리나는 “주로 유화 작업을 해 왔고, 작품의 중심에는 인간, 특히 여성의 상태와 취약함, 강인함, 신체성이 있다”며 “외형보다는 내면의 내용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마티에 살면서 스모그를 매일 체감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더 이상 배경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며 “이 문제를 그대로 예술의 재료이자 표현 언어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독창적인 시각화 방식은 지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관람자들에게 개인적인 문제의식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도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 알리나는 스스로를 전통적인 의미의 환경운동가로 여기지는 않지만, 그의 작업은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부 구독자들은 차량이나 벤치에 쌓인 먼지를 작업용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했지만, 그녀는 “창문에 쌓인 먼지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김 알리나는 최근 작품에 대해 “여성성과 모성, 자유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라는 주제에서 영감을 받는다”며 “아이를 오염된 공기로부터 지키고 싶지만 대안을 찾지 못하는 여성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작품의 배경에는 화력발전소와 주택가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묘사돼 있다.

      이러한 시각적 이미지는 알마티 시민은 물론,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 모두에게 쉽게 공감을 얻는다.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심혈관계∙신경계 질환의 통계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군은 어린이와 노년층에 국한되지 않으며, 스모그는 이를 호흡하는 모든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대기 오염의 결과는 결국 모두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언젠가 스모그로 그린 그림이 알마티의 새로운 예술적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알마티 | 루드밀라 스트라콥스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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