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세대 간의 따뜻한 소통을 잇는 ‘함께하는 세대’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챌린지는 특정한 기념일이나 명절에 국한하지 않고 언제든 노년층에게 따뜻한 관심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주최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청년협회다.
챌린지의 첫 출발지는 알마티였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고려인 사회의 원로 황 마이 운정오비치 (95세)를 찾아가 생필품을 전달하고 정다운 대화를 나눴다. 황 마이 선생은 소련과 카자흐스탄의 공훈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유년 시절부터 격동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인물이다. 그의 따뜻한 회고는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어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의 청년들은 또 다른 원로인 박 이반 티모페예비치를 찾아가 감사를 전했고, 그 따뜻한 마음의 바통은 아스타나로 전해졌다. 수도에서는 고려인센터의 설립자 중 한 명인 고가이 알라 피블로브나 (86세)를 청년들이 방문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후 젤린지는 남부 도시 심켄트를 거쳐, 코스타나이로 이어졌다.
코스타나이에서는 지역 고려인 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챌린지를 이어갔다. 지역 ‘김’ 카페의 주인 박 블라디미르와 김 타티야나 부부가 주도하여, 8명의 어르신들을 초청해 따뜻한 만찬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참석한 어르신 중에는 코스타나이 고려인협회 민 페도르 회장도 함께하여 감사장을 전달하며 공동체 정신을 나눴다.
한편, 이날 자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 것은 단지 음식이 아니었다. 손님들은 서로의 기억을 나누고, 민속 노래를 함께 부르며 진심으로 교감했다. 전직 내무부 공무원이었던 최 바딤 미하일로비치는 젊은 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김 바실리사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그녀는 최근 아크몰라 주 지방 관청으로부터 ‘카자흐스탄 민족회의 30주년 기념메달’을 수여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모두가 바쁜 시대에는 오히려 단순한 대화와 교류가 가장 값진 선물이 된다”는 말처럼, 이 챌린지는 노년층에게는 말벗이 되어 주고, 청년들에게는 공감과 역사 교육의 기회가 되고 있다. 어쩌면 이 만남이야말로 물질적 지원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을 주는 ‘선물’일지 모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함께하는 세대’ 챌린지는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닌, 세대 간 공감을 회복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떠나지만, 기억과 따뜻한 마음은 남는다. 청년들은 어르신의 이야기 속에서 민족의 역사를 배우고, 어르신들은 그 관심 속에서 외롭지 않음을 느낀다. 이러한 공감과 연대의 경험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토대가 된다.
챌린지는 계속된다. 다음 도시는 카라간다이다. ‘함께하는 세대’의 발걸음은 전국을 돌며 세대와 세대를 잇고 있다.
<고려일보>는 이 아름다운 연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함께 따라가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