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알마티 고려극장에서 설날을 맞아 연극 형식의 신년 특별공연 <달빛의 인연>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작품은 나데즈다 김 연출이 선보인 작품으로, 무용단 ‘비둘기’의 화려한 공연이 더해져 한층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야기는 물과 바람, 두 자연의 정령이 빚어내는 사랑의 전설을 담고 있다. 문명이 막 태동하던 먼 옛날,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운명처럼 마주한다. 성질도, 흐름도 다르지만 묘하게 닮아 있는 두 힘은 서로에게 끌리며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 사랑은 너무도 강렬해 세상에 혼란을 불러온다. 물은 거대한 홍수로 대지를 뒤덮고, 바람은 모래폭풍과 폭풍우를 몰고 온다.
결국 하늘의 수호자들은 세상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두 연인을 갈라놓는다. 하지만 달은 그들을 가엾이 여긴다. 달빛 아래에서 물과 바람은 완전히 헤어지지 않는다. 달은 보이지 않는 실을 엮어 두 존재를 이어주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이 사라지지 않도록 돕는다. 그 실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을 잇는 인연의 상징으로 남는다.
이번 공연은 설날의 따뜻한 분위기를 담아 유머와 화려한 색채가 어우러진 무대로 꾸며졌다. 비록 무대 위에 새해의 상징인 홍마(紅馬)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는 불꽃처럼 펼쳐지는 한국 전통 부채와 강렬한 색감의 의상이 대신 채웠다. 붉은 빛과 황금빛이 교차하는 무대는 관객들에게 새해의 기운과 희망을 전하며, 또 하나의 설날 추억을 남겼다.
달빛이 이어준 보이지 않는 실처럼 이날의 공연은 전통과 상상력, 그리고 새해의 소망을 하나로 엮어내며 관객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무대를 선사했다.
디아나 송 | 알마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