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독립 이래 카자흐스탄은 현재까지 106건에 이르는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s)’을 탄생시킨 바 있다. 그 중 특별히 눈길을 끄는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기록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내륙 국가
오늘날 러시아, 중국,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총면적 2천 7백만 km²로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면적을 가진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특히 ‘열린 바다(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호인 카스피해와 아랄해를 끼고 있다)’와 연결되지 않은 현존 내륙국들 중에서는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한 나라로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스텝(건조 지역의 초원) 지대를 보유한 국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국’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스텝 지역을 보유한 나라’로서도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라 있다. 카자흐스탄 내 스텝 지대의 면적은 무려 80만 4천 5백km²에 달하는데, 그 크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하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면적은 10만 188 km²이며, 한반도 전체의 면적은 22만 3천 663km²이다. 이처럼 광활한 카자흐스탄 땅의 스텝은 서부의 우랄 강으로부터 동쪽으로는 알타이 산기슭까지 끊임 없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올림픽 복싱 종목에서 동일체급 내 세계 최다 연속 금메달 수상
지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열렸던 3회에 걸친 하계 올림픽 웰터급(Welterweight) 복싱 종목에서 바흐티야르 아르타예프(Бахтияр Артаев,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바흣 사르벡바예프(Бахыт Сарсекбаев,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릭 사피예프(Серик Сапиев, 2012년 런던 올림픽) 선수들이 각각 금메달을 수상한데 이어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다니야르 옐레우시노프(Данияр Елеусинов) 선수까지 동일 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하며 카자흐스탄은 ‘단일 체급 복싱 종목 내 최다 연속 금메달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라는 기네스 세계 기록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세계 최연소 여성 체스(블리츠) 챔피언
카자흐스탄의 체스 선수 비비사라 아사우바예바(Бибисара Асаубаева)는 지난 2021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세계체스연맹 월드 래피드&블리츠 챔피언십에서 17세의 나이에 우승하며 최연소 체스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 밖에도 그녀는 현재 ‘인터내셔널 마스터(International Master, IM)’ 타이틀 및 ‘그랜드 마스터(Grandmaster, GM)’ 타이틀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는 세계 정상급 체스 선수이다.
산소탱크 없이 세계 고봉을 20번이나…
여기에 ‘8천 미터 넘는 산 정상에 오른 세계 최고령 등반가’ 기록까지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동시에 대표하는 등반가 데니스 우루브코(Денис Урубко)는 2000년 5월 24일 이루어진 에베레스트(8,848m, 네팔) 등반부터 2014년 5월 19일 칸첸중가(8,586m, 네팔/인도) 등반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도 산소 탱크를 사용하지 않고 8,000m가 넘는 봉우리를 20차례나 등정한 기록을 수립하며 기네스북에 올랐다.
또 다른 카자흐스탄의 등반가 유리 루키아노프(Юрий Лукьянов)는 마나슬루(8,163 m, 네팔) 정상을 정복한 이들 중 나이 많은 등반가라는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었다. 1961년 2월 23일 생인 그는 마나슬루 산 정상에 오른 2022년 9월 30일 당시 61세(+219일)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족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지난 2022년 아스타나 시청은 오늘날 120개 이상의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계적으로 두드러지고 모범적인 문화 다양성의 화합과 단합을 이루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널리 전파하는 취지로 카자흐스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여러 민족을 대표하는 연주가들을 초빙하여 특별 악단을 조직했다.
그렇게 해서 ‘51개국 75개 민족 출신의 악기 연주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2022년 9월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제7차 세계 전통 종교 지도자 회의’ 를 기념하는 콘서트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로써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족들로 이루어진 악단’이라는 이색적인 기네스 세계 기록을 획득하게 되었다.
일시에 가장 많이 만들어진 바우르삭과 베슈바르막
카자흐 민족의 대표적인 간식이자 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카자흐 전통음식 중 하나인 ‘바우르삭(Бауырсақ)’. 지난 2023년 6월 26일 알마티에서는 40명의 요리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총 2047kg에 달하는 바우르삭이 만들어져 한차례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이 기록은 올해 11월 8일, 코스타나이 주의 카므스티 촌에서 진행된 ‘바우르삭 페스트’에서 무려 총 2천 339 kg하고도 650g에 달하는 바우르삭이 만들어짐으로써 갱신되었다. 이날 바우르삭 만들기 행사를 위해 눈으로 뒤덮인 카므스티 촌 광장 한복판에는 수십 개의 대형 솥들이 설치되었으며 60여개에 이르는 각종 단체 소속원들이 요리에 참여했다.
그런가 하면 카자흐 민족의 또다른 전통음식 ‘베슈바르막(Бешбармак)’은 이보다 더 앞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15년 7월 7일, 아스타나에서는 카자흐스탄 수도의 날(7월 6일)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야외에 설치된 대형 솥으로 베슈바르막을 요리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자그마치 총 736.5kg에 달하는 양의 음식이 만들어져 ‘일시에 가장 많이 만들어진 베슈바르막’이라는 기네스 신기록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날 베슈바르막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말고기의 무게만 700kg 이상이었으며, 밀가루 반죽을 포함해 요리의 전 과정이 사람의 손을 통해 이루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야간 스키장
겨울철이 되면 카자흐스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스키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스키장 ‘심불락(Шымбұлақ)’. 천산산맥의 한 줄기인 ‘자일리스키 알라타우(Заилийский Алатау)’에 자리잡고 있는 심불락 스키장은 특히 알마티 시에서 불과 25km가량 떨어져 있을 정도로 가까워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타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로 붐비는 겨울철 뿐만 아니라 일년 사시사철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하려는 일반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카자흐스탄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빼어난 자연경관과 뛰어난 접근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심불락 스키장이 지난 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야간 스키장’이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 2023년 3월 26일 심불락의 ‘탈가르 봉’에서 기네스북을 관리하는 ‘기네스 세계 기록’ 측 대표와 및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발 3,200m 고지에 위치한 심불락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야간 스키장이라는 사실을 인증하는 내용의 증서 수여식과 함께 기네스북 정식 등재가 이루어진 것. 기네스 세계 기록 측을 대표해 본 행사에 참석한 셰이다 스바시 가미지 감독위원은 연설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심불락 스키장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야간 스키장으로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음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면서 카자흐스탄 국민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