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도전 통해 한국과 중앙아시아 잇는 또다른 가교 역할 기대
오는 9월 8일부터 13일까지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제 5회 세계 유목민 대회에 한국 씨름 선수단이 출전, 한민족의 무술혼을 중앙아시아 전역에 선보인다.
카자흐스탄 매체 Pavlodarnews.kz은 지난 18일 “다음달 아스타나에서 개최되는 제 5회 세계 유목민 대회에 한국 씨름 선수들이 총 14명으로 이루어진 대표팀을 꾸려 참가한다. 이들은 ‘카작샤(카자흐) 쿠레시’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들의 대회 준비는 카자흐스탄 쿠레시 협회 측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래 씨름은 세계 유목민 대회 정식 종목으로 포함되어 있었으나, 지난 5월 본 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대회 프로그램 축소·개편 발표와 함께 씨름 또한 정식 종목 명단에서 제외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한국의 씨름 선수들은 본 대회의 주요 종목 중 하나이며 씨름과 유사한 카자흐 전통 그래플링 스포츠인 ‘쿠레시’로 종목을 변경하여 도전장을 내밀기로 결정한 것.
매체 측은 또한 한국 씨름 선수들의 쿠레시 경기 대비 훈련 지도를 맡은 ‘대한민국 카작 쿠레시 협회’의 알마스 벡무라토프 대표가 “한국의 씨름은 상의를 입지 않고 모래 위에서 경기를 한다는 점과 체중등급이 70kg(쿠레시는 55kg)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한국과 카자흐 민족의 대표 격투 무술인 ‘씨름’과 ‘쿠레시’는 큰 차이점이 없는 서로 닮아 있는 민속 스포츠”라고 설명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한국 선수들은 스포츠맨십과 국제적인 친선 및 협력을 기치로 내거는 뜻깊은 행사인 세계 유목민 대회에 참가해 한국의 특별한 무예기술을 선보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의 전통 무예인 ‘쿠레시’ 세계화를 위해 조직된 ‘카작 쿠레시 협회’와 한국의 ‘대한씨름협회’는 지난해 5월 문화·체육 교류 등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늘날 씨름과 쿠레시는 양국을 대표하는 전통 무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한편 씨름은 이번 세계 유목민 대회에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었음에도 공식 웹사이트(worldnomadgames.com)에서는 변함 없이 알리시(키르기스), 아쉬르트 말리 아바쿠레시(터키), 고레시(투르크멘), 구슈티니 밀리 카마르반디(타지크), 귤리시(아제르바이잔), 쿠라시(우즈벡), 쿠레시(카자흐), 삼보(러시아), 스모(일본) 등과 함께 정식 세부 종목으로 소개되고 있다. 세계 유목민 대회 측은 씨름에 대해 “한국의 전통 무술인 <씨름>은 ‘벨트레슬링(Belt wrestling)’ 무술의 일종으로서, 선수들이 각자의 허리와 허벅지 주위에 동여맨 특유의 띠 ‘샅바’를 이용해 서로를 붙잡은 채로 다양한 자유형 기술을 활용하여 상대방을 땅 위에 쓰러뜨리는 방식으로 치루는 격투 스포츠이다. 깊이 10~20 센티 정도로 모래를 쌓아 만든 ‘씨름장’이라고 불리는 원형 격투 공간은 지면보다 높이 설치하여 관중들이 경기를 더욱 잘 지켜볼 수 있다”고 알리면서 “선수들은 맨발에 짧은 팬츠, 그리고 그 위에 샅바를 두른 차림만으로 출전하는데, 샅바는 약 2미터 길이에 달하며 내구성이 튼튼한 면직물로 만들어진다. 경기 시 선수들이 서로 붙잡는 용도로 매는 샅바는 먼저 오른쪽 허벅지에 둘러 묶고, 그 다음 허리를 감싸는 형태로 동여맨다. 씨름에서의 승리 조건은 상대방의 신체 중 무릎 위의 부위가 땅에 닿도록 하는 것이며, 일본 스모와 달리 장외로 상대를 밀어내는 것은 승리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한편 씨름과 닮은 카자흐스탄의 민속 스포츠인 쿠레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카자흐식 전통 레슬링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카자흐스탄 국민들 사이에서 여러 명절과 축제에서 즐겨 행해지고 있다. 씨름에서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단촐한 차림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과는 달리 쿠레시에서는 상·하의를 도복으로 갖춰 입으며, 선수들이 선 상태에서 겨루다가 상대방의 어깨를 바닥에 닿게 함으로서 이기는 접촉 격투 스포츠이다. 쿠레시는 오래전부터 카자흐 유목민들 사이에서 전통으로 자리 잡아왔던 민속놀이이지만, 하나의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서는 1920년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체계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공식적으로 최초의 대회가 열린 것은 1938년이다. 지난 2020년에는 쿠레시를 본격적으로 카자흐스탄과 전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카작 쿠레시 협회(Qazaq Kuresi Association)’가 설립되었으며, 앞서 언급되었듯 지난 2023년에는 한국의 대한씨름협회 측과도 문화·체육계 교류를 주목적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계 유목민 대회는 오늘날 전세계 80여 개국을 중심으로 투르크 민족의 유목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함께 향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지난 2014년 키르기스스탄의 촐폰아타에서 첫 대회가 치뤄진 바 있다. 총 21종의 스포츠 게임이 열리는 이번 제5회 세계 유목민 대회에서는 약 100개국에서 25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라시아 민족들 고유의 스포츠 종목들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각국의 참여를 통해 전체적인 문화·인문 교류 확대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Photo 사진: https://www.worldnomadgames.k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