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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과 선택 사이… 카자흐스탄 첫 화장장 운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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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과 선택 사이… 카자흐스탄 첫 화장장 운영 시작
      전통과 선택 사이… 카자흐스탄 첫 화장장 운영 시작
      18.05.2026
      4월30일 알마티에서 카자흐스탄 역사상 첫 화장장이 공식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수십 년 동안 논의만 이어졌던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서 이는 단순한 도시 인프라 소식을 넘어 전통과 개인의 선택, 종교, 그리고 현대 도시 사회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 화장장은 알마티 알라타우구에 위치한 시립 병리해부센터 부지 내, 제2 열병합발전소 인근에 건설됐다. 해당 시설 건설은 코로나 19팬데믹과 도시 인프라 부담 증가, 묘지 부족 문제가 겹쳤던 2020년에 시작됐다. 그러나 실제 운영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건물 자체는 이미 2021년 말 완공됐지만, 물리적 인프라 배치와 연결 문제, 운영 기관 이관, 관련 규정 및 내부 운영 체계 미비 등으로 인해 개장이 수차례 연기됐다.
      총사업비 15억 텡게 이상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결국 완공돼 현재 알마타시 공공보건국 산하 시립 병리해부센터의 관리 아래 운영되고 있다.
      당국은 화장이 전통적인 매장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화장은 생전에 본인이 직접 의사를 밝힌 경우에 한해 가능한 ‘자발적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자흐스탄 현행 법률은 사망자의 생전 의사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가족의 요청만으로는 화장을 진행할 수 없다.

      화장 문화는 카자흐스탄 사회에서 여전히 민감한 주제다. 국민 다수가 이슬람을 믿는 카자흐스탄에서는 전통적으로 토장(土葬)이 일반적인 장례 방식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화장장 건립 논의는 오랫동안 사회적 논쟁을 불러왔다. 한편에서는 묘지 부족 문제와 개인이 자신의 장례 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카자흐스탄 하원 의원 세르게이 포노마료프는 알마티의 묘지 70 곳 가운데 61 곳이 이미 포화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장례 비용 문제도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형식적인 최소 장례 절차만 기준으로 하면 비용은 비교적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알마티에서 일반적인 수준의 장례를 치르려면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공식 장례 서비스 업체들의 기본 패키지는 약 5만~20만 텡게 수준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시신 준비와 기본 관, 운송, 매장 절차 정도만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묘지 준비 비용과 추모 식사, 장례식장 대관, 비석 설치와 묘지 정비, 친척 이동 비용, 종교 의식 등 다양한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 현지 언론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알마티 등 대도시에서 장례 비용은 일반적으로 25~60만 텡게 수준이며, 비교적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를 경우 전체 비용이 100만 텡게를 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묘지 문제는 시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국가가 무료 매장 부지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지만, 무료로 배정되는 묘지는 도시 외곽이나 습기가 많은 저지대, 접근이 불편한 구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보다 나은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비용이나 비공식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알마티에서는 특히 문화∙예술∙정치계 인사들이 묻힌 ‘켄사이’ 묘지가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화장장은 일부 시민들에게 단순한 개인적 선택을 넘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가하는 장례 비용과 묘지 부족 문제 속에서 화장이 새로운 방식의 장례 문화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화장장 측 역시 종교적 전통과 충돌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설 내부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화장장의 분위기보다는 현대식 의료기관에 가깝다. 건물은 병리해부센터와 동일한 스타일로 설계됐으며, 냉장보관실과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추모 홀, 그리고 유가족이 강화유리를 통해 화장 과정 일부를 지켜볼 수 있는 별도 공간도 마련돼 있다.
      화장장에는 체코산 화장로 2기가 설치됐다. 다단계 정화 시스템과 2차 연소 기술이 적용돼 연기와 냄새, 유해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2차 연소 과정에서 가스가 다시 태워져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배출이 줄어든다.
      화장 과정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화장로 내부 온도는 800~1100도에 이르며, 이후 남은 뼛조각은 별도의 장비에서 추가 분쇄 과정을 거쳐 유골함에 담긴 재 상태로 유가족에게 전달된다. 전달되는 유골의 양은 평균 2.5~3kg 정도다.

      전체 화장 비용은 24만 텡게로 책정됐다. 여기에는 추모식과 화장 과정, 유골 전달 비용이 포함된다. 다만 관이나 시신 준비 등 추가 장례 서비스 비용은 별도다. 그동안 카자흐스탄에서 화장을 선택한 가족들은 대부분 러시아 등 해외로 시신을 보내야 했다. 운송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비용은 평균 80만 텡게 이상에 달했다. 이번 알마티 화장장 개장으로 이러한 부담은 상당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아직 봉안당(납골당)이나 유골 안치 전용 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현행 법률상 유골을 자연에 뿌리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유골은 매장하거나 가족이 직접 보관해야 하며, 화장장 내부에는 제한된 면적의 임시 보관실만 마련돼 있다.
      화장장 직원들은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전문 교육을 받았다. 실제로 과거 카자흐스탄에서 화장을 원하는 경우 노보시비르스크로 시신을 보내는 사례가 많았다. 운영진은 이 시설이 사람만을 위한 화장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동물이나 의료 폐기물은 처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카자흐스탄 첫 화장장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사회 변화의 한 단면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 도시의 현실, 그리고 개인의 선택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 것인가는 앞으로도 계속 논의될 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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