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람> 정보사이트 (https://koryo-saram.site/)가 창립자이자 초대 편집자인 한 블라디슬라프 (Хан Владислав)의 별세 후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한 블라디슬라프 (1952~2025)는 2025년1월13일, 타슈켄트에서 향년 72세로 별세했다. 그는 2009년 <고려사람: 고려인에 대한 기록>이라는 웹사이트를 창립해 15년간 포스트소비에트 지역에서 거주하는 고려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주요 정보 플랫폼으로 발전시켰으며,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려사람>에는 160년의 이주사를 간직한 고려인의 역사, 문화, 문학, 연구, 통계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와 정보가 러시아어로 집대성돼 있다. 사이트를 방문하면 한반도의 정치∙사회∙문화에 관한 최신 뉴스와 남북통일 문제에 대한 심층적 정보들도 볼 수 있다. 러시아의 첫 이민에 관한 역사부터 현재까지 고려인과 한국, 북한 관련 정보를 폭넓게 소장한 <고려사람>은 지속적으로 전문가와 일반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일일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타슈켄트주 스베르들로프 집단농장에서 태어난 한 블라디슬라프는 언어학을 전공했으며, 독립유공자 한성걸 (1895~1938)의 손자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57세에 정보사이트 <고려사람>을 창립하면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사업 실패로 방황하던 시기에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다. 소련 고려인이나 포스트소비에트 고려인들이 자신을 '고려 사람'이라 부른다. 그래서 이 이름을 정보 사이트의 이름으로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 블라디슬라프는 한 인터뷰에서 밝힌 이야기다. <고려사람>사이트가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공을 거두었으며, 뉴스, 행사 보도, 고려사람의 회고록을 다루는 인기 매체로 자리 잡았다. 또한, 독자들의 기억과 마음에 생생한 흔적을 남긴 독특한 문화 현상이기도 했다.
<고려사람> 정보사이트 편집장으로서 그는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4년 모스크바에서 발간된 '고려사람' 책의 공동 저자였으며, 한국학 관련 국제 학술대회에도 참가했다. 또한, 한국 18대 대통령 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한반도 독립운동가 후손 협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문화협회의 신문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편집장으로 일했다.
한 블라디슬라프라는 이름은 정직함, 헌신 그리고 한민족에 대한 깊은 사랑의 상징으로 남았다. <고려사람>이라는 정보사이트 명칭은 구소련 지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고인 가족에게 전 세계 동포들로부터 애도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지난 1월25일, <고려사람> 정보사이트는 새로운 편집장인 신 드미트리 (Шин Дмитрий) 지휘 아래 운영을 재개했다. 신 드미트리는 CIS고려인 정보 포털 ‘아리랑.루’ (arirang.ru) 책임자이자 ‘고려사람’ 텔레그램 채널의 공동 운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