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소개 ∙ 원로들에 감사장 1937년 강제이주 역사 되새겨… 고려인 문화유산 보존 사업도 소개
크즐오르다주 고려인민족문화협회가 주최한 고려인 문화축제가 지난 4일 크즐오르다의 ‘아라이 파크’ 테라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민족문화단체 관계자와 사회활동가, 고려인협회 회원, 주민 등이 참석했다.개막식에서 크즐오르다주 사회발전국 산하 ‘사회화합 및 언어센터’의 바크트잔 카말로프 센터장은 민족 간 화합과 문화 전통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로 사회활동가 라히마 아흐메토바와 민족문화단체 대표들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고려인협회 원로인 김 이리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역사와 내년도 문화행사 계획을 소개했다.
크즐오르다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강제이주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지역이다. 1937년 강제이주 당시 이곳에는 고려인들을 태운 열차 29편이 도착했다. 이주민은 7천836 가구, 3만8천978 명에 달했다. 낯선 땅에서 생활을 시작한 고려인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착해야 했다. 1930년대 기근과 여러 시련을 겪었던 현지 주민들은 이러한 고려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후 고려인들은 크즐오르다 지역의 농업 발전, 특히 벼농사에 기여했다. 이 지역에서는 고려인 32명이 ‘사회주의노력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산업과 건설, 교육,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크즐오르다는 고려인 교육과 문화, 언론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37년 강제이주 이후 연해주의 조선사범대학과 고려극장이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듬해인 1938년 5월 15일에는 연해주에서 발행되던 <선봉>이 <레닌기치>라는 이름으로 발행을 재개했다. 오늘날 그 역사를 이어가는 신문이 <고려일보>다.
행사에서는 고려인의 역사와 관련된 문화유산 보존 사업도 소개됐다.
1937년 연해주에서 이전해 온 조선사범대학을 모태로 설립된 코르크트 아타 크즐오르다대학교에서는 현재 홍범도 장군의 이름을 딴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센터에는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박물관과 홍범도 장군 기념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날 축제에서는 한국 전통무용과 음악공연이 펼쳐졌다. 방문객들은 한복을 비롯한 전통의상과 공예품,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한식도 맛봤다.
고려인협회 활동가 유가이 빅토리아는 고려인의 역사와 풍습을 주제로 퀴즈를 진행했다. 협회 회원들은 전통 혼례 과정의 중매 의식을 연극으로 재현해 관객들에게 고려인의 혼례 풍습을 소개했다.
오랫동안 협회 활동에 참여하며 민족 전통을 지켜온 원로들을 위한 감사 행사도 마련됐다. 크즐오르다주 고려인민족문화협회 안 옐레나 회장은 원로들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하고 그동안의 활동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축제에는 다양한 민족과 세대의 주민들이 참여해 고려인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함께 살펴봤다.

김 이리나 기자 | 크즐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