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동방학부 4층 복도를 지나다 보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목도할 수가 있다. 그 특별한 풍경의 주인공은 얼마 전 경상북도 지원으로 문을 연 도서관 ‘K-창’이다. 동방학부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이 공간은 한국학과 학생들 뿐만 아니라 동방학부에 속한 학생이면 학과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도록 조성이 되었다. 배움의 과정에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서적을 통해 한국과 경북에 대해 알리고 더 많은 이해를 제고시키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12평 규모의 공간이지만 공부할 수 있는 나무테이블과 의자, 독서하기에 좋은 부드러운 개인용 소파식 의자와 심지어 눕기까지 가능한 장소파 등이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요즘 복도를 지나다 보면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공부나 독서를 하고 있거나, 혹은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아예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도할 수 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낯선 풍경이지만 이제는 학생들도 그것을 바라보면 선생들도 모두가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가고 있다. ‘K-창’으로 인해 동방학부 4층에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도서관 ‘K-창’은 경상북도측의 특별한 지원과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첫 문을 열었다. 이것은 경상북도가 해외에 문을 연 'K창 해외 1호점'이기도 하다. 개관식은 경상북도 도지사(이철우) 및 관계자들, 알마티 한국총영사, 알마티 포스코지사장, 카자흐국립대 부총장과 동방학부장, 극동학과장(한국학과),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한 가운데 열렸다. 이철우 도지사는 도서관의 개관을 축하하는 인사말에서, K창은 단순 공간이 아닌 양국 간 문화적 학문적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서관 ‘K-창’ 사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 도서관을 채운 500여권의 도서가 항상 유지될 수 있도록 경상북도에서는 지속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약속했으며, 동방학부의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이해를 갖게 되기를 바라며, 카자흐스탄의 우수한 자원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했다. 이철우 도지사의 축사에 이어 카자흐국립대 부총장은 경상북도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답례사에서, “30여 년에 걸쳐 한국-카자흐스탄 간에는 지속적으로 교류와 협력이 이어져 왔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이러한 공간이 우리 대학 내에 만들어진 것은 교류를 위한 좋은 사례이며 기쁜 일입니다. 동방학부 학생들을 위한 ‘K-창’ 조성을 지원해 준 경상북도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K-창’을 매개체로 카자흐국립대와 경상북도측과의 더 밀접하고 끈끈한 교류와 협력이 이어져 나가게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전했다. 도서관의 주인이 될 학생들을 대표해서 샬카르 알루아(한국학과 4학년) 학생의 ‘감사의 말씀’ 낭독도 있었다. 알루아 학생은, “도서관 ‘K-창’은 우리들이 창의롭게 생각하며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학습 공간이 되어 주고, 또 공부 중에 언제든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학생들만의 특별한 쉼터도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제공해 주신 경상북도측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도서관 ‘K-창’에서 K는 ‘경북’, ‘KOREA’를 의미하고, 창은 ‘창조’(創)나 ‘창문’(窓), ‘창고’(倉) 등 여러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지식의 창고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향후 창문 너머 큰 세상에서 쌓인 지식을 유용하게 활용하라는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카자흐스탄의 대학 캠퍼스 건물 내에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따로 없다. 수업에 대기하거나 쉬는 시간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 동방학부 내에 조성된 도서관 ‘K-창’은 학생들에게 그 무엇보다 학습의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쉼터의 역할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중앙아시아는 그 어느 지역보다도 한류의 열기가 뜨겁고, 한국학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높다. 한류와 한국학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한류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유지하고 지속시켜 나가는 방법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의 한류콘텐츠를 추구해 나가는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상북도에서 조성해 준 도서관 ‘K-창’은 또 하나의 새로운 한류콘텐츠의 흐름이 되어 줄 수 있으며, 카자흐국립대 한국학 학도들의 한국학에 대한 관심 제고에도 좋은 동기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이병조(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