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 세계에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를 선보이며 많은 관심과 열광을 이끌고 있다. K-팝이라는새로운 음악 장르와 아이돌 스타들, 한국산 화장품, 영화, 드라마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음식, 라이프스타일, 패션에 매료되었고, 궁극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 (OED)은 지난 해 12월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한국 관련 단어 7개를 추가했다. 여기에는 ‘노래방(noraebang)', '막내(maknae)', '찌개(jjigae)', '떡볶이(tteokbokki)', '판소리(pansori)' 등이 포함되었다. 이는 2021년 9월에 '한류(hallyu)', '먹방(mukbang)', '대박(daebak)' 등 26개 한국어 단어가 대거 추가된 이후 약 3년 만이다.
특히 이번에 포함된 단어들은 한국 음식, 전통문화와 관련된 단어들로, 영어권에서 한류의 인기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달고나'는 ''녹인 설탕에 베이킹소다를 넣어 만든 한국 과자''로 설명되었고, '떡볶이'는 ''고추장 소스와 원통형 떡으로 만들어진 매콤한 간식''으로 정의되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집진은 ‘’이러한 한국 관련 단어의 발전은 이제 전통적인 영어 사용 국가인 영국과 미국을 넘어 글로벌한 어휘 혁신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새로운 단어들의 등장은 단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4년 5월, 프랑스 프티 라루스 (Petit Larousse) 사전에는 무려 170개의 새로운 단어가 추가되었다. 이 단어들 중 다수는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탄생한 것들이다. ‘무증상 (asymptomatic)’, ‘클러스터’ (cluster), ‘원격 근무’(remote work)와 같은 단어들이 대표적이다.
프랑스 언어학자인 베르나르 세르키글리니 (Bernard Cerquiglini) 교수는 르몽드 (Le Monde) 신문 인터뷰에서 ‘’이러한 언어적 변화는 프랑스 혁명 시기에 나타났던 새로운 단어와 의미의 출현, 그리고 언어의 집단적 채택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어에서도 미국식 표현과 함께 한국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점점 더 자리를 잡고 있다. 1856년 러시아와 조선이 국경을 맞대면서 양국 간 교류가 시작되었고, 1863년에는 대규모로 고려인들이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에는 새로운 민족인 고려인이 등장했으며, 20세기 말에는 그 수가 약 45만 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 사전에 등재된 한국어 차용어의 수는 아직 많지 않다. 이는 러시아 국어사전이 단어를 수록하기 전에 오랜 시간 동안 그 단어의 정착 여부를 관찰하는 신중한 방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한국어 단어들이 러시아어에 점차 스며들고 있다. 러시아어 화자들은 "김치(чимчи)", "라면(рамён)", "베고자(пегодя)", "회(хе)", "도시락(дощирак)", "소주(соджу)", "국수(кукси/куксу)", "태권도(тхэквондо)", "재벌(чеболь)"과 같은 단어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사용한다. 또한 현대,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의 이름 역시 일상적인 단어로 자리 잡았다.
최근 들어 한국 드라마와 음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오빠(оппа)", "막내(макне)", "사생팬(сасэн)", "애교(эгё)" 등 한류와 관련된 단어들이 널리 쓰이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위키사전에는 현재 한국어에서 유래한 29개의 단어가 등재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그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류의 세계적 확산과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