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으로 하나 된 한-카자흐, 기립박수와 함께 감동 전해
- 9월 23일 공연, 현지 공연예술관계자와 교민 등 700여 관객 이목 집중
공연은 국악관현악의 깊은 감동을 전하면서도 양국의 문화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궁중연례 음악 중 하나인 취타를 모티브로 한 김창환 작곡의 국악관현악 ‘취(吹)하고 타(打)하다’로 시작해 카자흐스탄 전통민요를 소재로 한 박한규 작곡의 돔브라 협주곡 ‘축제’를 차례로 연주했다. 양국 전통이 음악으로 소통하고 어우러진다는 공연의 취지를 잘 드러내는 무대였다. 이어 카자흐스탄 국민 작곡가로 알려진 예르케시 샤케예프(Еркеш Шакеев)의 교향곡 ‘무칼리(Muqali)’를 국악관현악과 돔브라 협주곡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울켄바예바 아이굴의 돔브라 독주는 마치 대평원을 달리는 초원의 야생동물을 연상케 했다. 울켄바예바 아이굴 협연자는 “한국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카자흐스탄의 작품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것을 보며 뜻깊었으며, 돔브라 협연으로 공연을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뻤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라며 감상을 전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의 삶을 ‘아리랑’ 선율로 표현한 양방언 작곡의 ‘아리랑 로드 – 디아스포라’도 연주했다.
2부는 강한뫼 작곡의 ‘길연(吉緣)’으로 문을 열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각국의 민요가 조화롭게 섞이며 오늘날 양국의 상생과 공존을 노래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명창 조주선이 단가 ‘사철가’에 이어 서순정 작곡의 관현악과 소리를 위한 ‘수궁환영’을 노래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무대와 객석이 하나되는 순간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백대웅 작곡의 ‘남도 아리랑’으로 한국음악의 멋과 흥을 전했으며, 기립박수와 함께 이어지는 앙코르 요청에는 ‘길연(吉緣)’ 중 일부로 화답했다.
공연에는 현지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카자흐스탄의 주요 인사들도 다수 자리했다. 주알마티대한민국총영사관의 박내천 총영사, 카자흐스탄 국립예술아카데미 카블 하르코브(Кабыл Халыков) 부총장, 바이코누르국제단편영화제 아누아르 켄지바예브(Ануар Кенжибаев) 등이 공연을 관람했다. 카자흐스탄 관객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는데 트느베코브 알리(Әли Тыныбеков)는 “코닐 아샤르(Konil ashar), 두다라이(Dudarai) 등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듣고 자란 카자흐스탄의 노래를 한국 악기의 소리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연주자로서 공연에 함께한 여미순 예술감독 겸 단장 직무대행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지난 30년간 문화교류로 쌓아온 우정을 확인하고 양국 음악인들이 함께 만들어낸 아름다운 선율과 화합을 전달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휘 l 이승훤
국가무형문화재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로 난계국악단 상임단원을 지냈으며, 경찰국악대장으로 다양한 무대에 서왔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를 지냈으며, 현재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 재직 중이다. 담백하면서도 절제된 소리 속 국악기 본연의 음색을 담아내는 지휘자다.
판소리 협연┃조주선
국가무형문화재 심청가 이수자로 탁월한 소리, 드라마틱한 발림과 표현력을 지닌 소리꾼이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고,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돔브라 협연┃울켄바예바 아이굴(Үлкенбаева Айгүл)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돔브라 연주자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1987년 카자흐스탄 쿠르만가지 국립 알마티 음악원에서 돔브라학과 강사로 재직했으며 2014년부터는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