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알마티 총영사로 취임 당시 달성하고 하였던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셨나요?
이번에 인터뷰 기회를 준 고려일보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알마티에 총영사로 부임한 지 벌써 3년이 되어가는데, 처음 부임할 때 느꼈던 기쁜 마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름답고 발전하는 국가이자 많은 고려인 동포와 한인들이 살고있는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설레는 마음이었고 각오도 컸습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관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으며, 고려인 동포들의 역사적 모국인 한국과의 유대감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아울러 한인들의 성공적 정착과 안정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또 카자흐스탄 중앙정부, 알마티시, 알마티주, 크즐오르다주, 쉼켄트시 등 지방정부의 지원과 협조로 총영사 업무에 많은 성과가 있었으며 이를 보람되게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다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양국간 고위급 인사교류가 활발해졌고 민간협력도 많이 늘어났으며 이를 통해 양국 국민간 이해와 호감도 커져 총영사로서의 제 목표도 많이 달성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카자흐스탄에 계시는 동안 한-카 관계가 어떻게 발전되었다고 보며, 현재의 한-카 관계를 어떻게 보시는지?
지난 3년간 한국과 카자흐스탄 관계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2022년은 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였음. 이를 기념하여 양국은 2022년과 2023년을‘한-카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를 통해 양국 국민들이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올해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관계 수립 15주년을 기념하였고 더불어 코로나 종식을 계기로 지난 3년간 양국 인적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양국간 방문객 수는 2023년 약 8만2천명으로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이에 힘입어 카자흐스탄은 중앙아 국가 중 한국의 최대 교역 및 투자 파트너로, 2022년에는 양국간 교역량이 사상 최고치인 65억불을 기록하였으며, 2023년에는 60억불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습니다. 협력의 범위 역시 인프라, 에너지 등에서 자동차 제조, 스마트팜, 금융, 의료, 관광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양국간 더욱 활발해진 긴밀한 교류, 민간차원의 경제협력 활성화와 인적, 문화적 교류 증대 추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현재 한-카 양국은 그 어느때 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양국 관계의 미래는 더욱 밝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카자흐스탄에 계시는 동안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카자흐스탄 국민은 성격과 외모가 우리 한국인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알마티에 대해 구석구석 살피고자 하는 마음에서 종종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돌아 다녔습니다. 이 곳에서는 제가 이전에 근무했었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제가 말을 안하고 조용히 있으면 저를 외국인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한 번은 버스 옆좌석에 같이 앉아 있던 한 남성이 제게 자꾸 카작어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는 카작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러시아어로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는데 그 사람이 저를 이상하게 보면서 다시 뭔가 말을 했습니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왜 카작 사람이 카작어를 모르냐고 하는 거 같았습니다. 저는 제가 외국사람이라고 다시 설명했고 결국 두 사람이 웃으면서 대화를 마무리지은 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길을 걸어갈 때면 때때로 지나가던 카작인이 길을 묻곤 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한국과 카자흐스탄 국민은 서로 외모가 비슷하고 그래서 이렇게 저를 카작인으로 오해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양 국민은 친절하고 가족 간 유대가 깊고 때로 흥겹게 잘노는 점에서 성격도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양국 국민이 더 가까워질 기회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4. 카자흐스탄에 대한 인상은?
한국인들에게 카자흐스탄은 국토 면적이 대단히 크고 자연이 아름다운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카자흐는 국토 크기에 있어 세계 9위를 자랑하고 있고 또 제가 실제 살면서 살펴본 모습은 아름다운 산과 호수, 평야을 가진 국가란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알마티는 카자흐스탄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10여년 전에 알마티를 처음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에도 번화하지만 정돈된 도시의 모습과 아름다운 침불락산에 큰 감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따라서 알마티 발령을 받았을 때 매우 기분이 좋았고 3년 간 근무하면서 많은 정도 들었습니다.
또한, 카자흐스탄 국민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자신의 가족,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가까이 잘 지내고 있는 다정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은 한국인의 심성과도 유사하여 더 마음이 가고 편하게 그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5. 카자흐스탄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매일 바라보는 침불락산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높은 산세에 만년설로 뒤덮인 모습은 정말로 매혹적이며 매일 바라봐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침불락에 올라가다보면 주변의 경관이 또한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침불락에 올라가 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한편,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는 침불락에 올라갔다 오면 사회적인 지위가 올라가고 성과가 성취된다는 일종의 미신 같은 소문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야기에 많은 한국인들이 실제로 침불락에 올라가보곤 합니다. 저는 사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믿지 않지만, 그래도 침불락의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침불락에 자주 올라갔었습니다.
아름다운 산세와 도시의 풍경 덕분인지, 알마티 사람들도 표정이 밝고 인상 또한 선하다고 생각됩니다. 길을 가다보면 많은 선남선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표정과 인상이 좋은 사람들과 같이 지내다보니 제 기분도 좋고 그들을 대하기도 마음이 편했습니다.
6. 카자흐스탄에 도움이 될만한 한국의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
한국은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가 된 적이 있고 남북한으로 분단되었으며 한국 전쟁을 겪는 등 20세기에 많은 시련을 경험하였습니다. 1950년 발발한 한국 전쟁이 종료된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70여년 간 참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으며 이제 세계 속의 당당한 선진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발전에는 국제사회의 지원도 큰 기여를 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근면, 성실, 그리고 높은 교육열이 그 바탕이 되었습니다. 전쟁 후 모든 것이 파괴된 상황에서 포기하고 궁핍 속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국가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 어젠다에 모든 국민이 합심하여 함께 적극 동참한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소련에서 독립한지 불과 3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국가입니다. 카자흐스탄도 소련 붕괴와 국가 해방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들을 겪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카자흐스탄이 더욱 발전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한국의 경험을 보면서 이를 참고하기 위해 연구해볼 것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