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데니스 텐 메모리얼 챌린지 2024’ (Denis Ten Memorial Challenge 2024)라는 제5회 국제 피겨 스케이팅 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에서 온 100명 이상의 피겨 선수들이 참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데니스 텐 재단’의 이사 옥사나 텐은 "이번 대회가 매년 국제적인 관심을 끌며 점점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평가하며, 특히 올해에는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국가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옥사나 텐은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는 총 28개국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는 피겨 스케이팅 대회로서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이며, 대형 대회에 비견될 만하다. 대회는 선수들이 세계 선수권 대회와 같은 주요 대회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며, 이곳에서 획득한 점수는 세계 랭킹을 올리고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련 시절의 피겨 스케이팅 명장 타티야나 타라소바는 이번 대회 관람 후 소감을 전하며, "데니스는 내가 사랑했던 제자였다. 매우 똑똑하고 섬세한 소년이었다. 이 대회를 그의 고향에서 개최할 수 있게 해준 그의 어머니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전 세계가 데니스를 알고 사랑했으며, 그의 재능과 인격을 존경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서든 활약할 수 있었지만, 결국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선택했다. 그의 이름을 딴 이 메모리얼 대회는 우리에게 그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였는지를 기억하게 해준다. 데니스가 처음으로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을 때, 단번에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그는 우리에게 소중한 아이였고, 우리는 그를 마치 가족처럼 보냈다.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데니스 텐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며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러나 2018년 7월 19일, 알마티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사건 당일, 데니스는 식당을 나서는 순간 자신의 차량 거울을 훔치려는 두 명의 남성을 목격하고 그들을 저지하려다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다리에 두 차례나 치명적인 흉기 공격을 받았다. 그중 한 차례의 공격이 대퇴 동맥을 관통하며 데니스는 약 3리터의 피를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후 그의 어머니 옥사나 텐은 아들의 죽음이 단순한 강도 사건이 아닌 ‘계획적인 살인’임을 주장하며, 이를 뒷받침할 20여 가지의 증거를 공개했다.
2022년에는 데니스 텐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영화 ‘Blind Love’가 개봉되었다. 현재 그를 기리기 위한 피겨 스케이팅 대회는 이 위대한 운동선수이자 훌륭한 인물을 추모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다.
‘데니스 텐 메모리얼 챌린지’는 앞으로도 그의 정신을 기리고, 세계 각지에서 피겨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경쟁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