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 발라예바 카자흐스탄 문화정보부 장관 인터뷰 “창조산업, 카자흐스탄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부상”
지난 4월 25일 카자흐스탄 공화국 문화정보부는 자국 창조경제의 집중 육성을 위해 출범한 ‘창조산업 발전기금(Фонд развития креативных индустрий)’의 신규 청사를 공개했다. 본 기금의 설립을 직접 지시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이날 개소식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해당 기금은 인재 양성부터 인프라 구축, 투자 유치, 해외 수출 지원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국가적 핵심 통합 시스템으로서 그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이번에 베일을 벗은 청사 내부 공간은 단순한 사무 및 전시 공간을 넘어 아이디어의 탄생부터 생산과 홍보, 나아가 실질적인 판로 개척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잇는 ‘풀 사이클 쇼룸(Full-cycle Showroom)’ 형태로 설계되었다.
토카예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과 취재진은 주얼리·목공 공방부터 음악 스튜디오, 카펫 예술관, 패션 존에 이르기까지 섹터별로 조성된 테마 공간을 차례로 시찰했다. 특히 카자흐 전통 가옥 유르트의 외형에 디지털 아트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입혀 현대적 기술로 재탄생시킨 몰입형 공간 ‘유르트 캡슐(Yurt Capsule)’은 전통 유산의 미래적 진화를 차별화된 시청각적 효과로 구현해내며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창조산업 발전기금’의 혁신적 거점 마련과 관련하여 아이다 발라예바 카자흐스탄 공화국 부총리 겸 문화정보부 장관은 전통문화유산 홍보 플랫폼인 ‘QAZAQ CULTURE’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 기금 설립의 핵심 의의와 지역 허브 육성 방안, 그리고 창조경제를 통한 국가 브랜딩의 잠재력과 향후 구체적인 업무 방향에 대해 밝혔다. 해당 인터뷰 전문을 우리말로 옮겨 싣는다.
–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의 이번 ‘창조산업 발전기금’의 청사 방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처럼 창조산업을 향한 국가원수의 전폭적인 관심은 정책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요?
– 국가 원수의 이번 방문은 중대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로써 창조산업이 이제 ‘보조적인 문화 영역’을 넘어 카자흐스탄의 경제와 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분야 중 하나로 격상되었음이 명확해졌기 때문입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그간 인적 자본의 발굴과 주도적인 청년 지원, 기업문화 발전,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일관되게 강조해 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국가적 핵심 과제들이 집결되는 지점에 있는 것이 ‘창조경제’입니다. 본 분야는 일자리 창출, 디지털 콘텐츠 발전, 신상품 개발, 관광 매력도 향상 등에 중대한 역할을 함과 더불어 국가의 정체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현대적 문법으로 치환해 나가는데도 기여합니다.
‘창조산업 발전기금’의 출범을 필두로 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이 시사하는 가장 중대한 함의는, 창조경제 분야가 비로소 명확한 제도적 위상을 확보하며 국가의 핵심 어젠다로 안착했다는 사실입니다. 대통령의 특명으로 조성된 ‘창조산업 발전기금’은 그간의 단편적·시혜적 조치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제 우리 부처의 당면 과제는 이러한 정책적 의지를 창작자와 투자자, 나아가 지역 사회와 글로벌 시장이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도구로 구체화하는 데 있습니다.
– ‘창조산업 발전기금’이 창조경제 생태계의 중추적인 지원 기관으로 자리잡으려면 어떤 과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까요?
– 본 기금의 가장 큰 과제는 현재 창조산업 전반에 만연한 분절성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카자흐스탄에는 이미 뛰어난 작가, 디자이너, 뮤지션, 공예가들과 영화, 애니메이션, 패션, 디지털 아트 분야 전문가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인프라, 전문 지식, 투자, 홍보 채널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권 없이 ‘각자도생’ 방식으로 활동을 해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창조산업 발전기금’은 단순한 행정 기관이 아닌 창조경제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 운영자’가 되어야 합니다. 기금의 역할은 재능과 생산, 홍보, 시장, 그리고 외부의 기회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창작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그것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받아 상품화하며, 또 어떤 방식으로 관객·소비층을 찾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 명확히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지휘 아래 추진되는 이번 정책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이에 본 기금은 무형의 창의적 영감을 눈에 보이는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 현재 카자흐스탄 창조산업 현장에는 4만 8천여 개의 기업체와 16만 명에 달하는 인력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 지표가 시사하는 산업적 실체와 경제적 함의는?
– 언급하신 지표들은 현재 카자흐스탄의 창조산업이 이미 견고한 사회적·경제적 토대를 구축했음을 입증합니다. 4만 8천 개의 사업체와 16만 명의 종사자는 단순히 개별적으로 산재한 수치가 아닙니다. 이는 다양한 직업군과 혁신적인 사업 모델, 그리고 개개인의 자아실현 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형성된, 하나의 ‘독립적 경제 섹터’임을 시사합니다.
이 지표의 이면에는 아이디어와 지식, 기술, 그리고 고유한 ‘문화적 코드’를 부가가치로 치환해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건축가, 디지털 콘텐츠 개발자, 그리고 전통 공예인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창의적 활동은 이미 단순한 고용과 창업의 차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이들은 도시의 풍경을 바꾸고 관광의 매력을 높이며, 나아가 카자흐스탄의 국제적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정립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 정책의 핵심은 이 거대한 잠재력이 방치·사장되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자산화하고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프로젝트의 질적 고도화와 ‘규모의 경제’ 실현, 그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이에 우리 기금은 이미 입지를 다진 숙련된 종사자들은 물론, 이제 막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품고 업계에 발을 들이는 신진 창작자들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입니다.
– 이번에 공개된 ‘창조산업 발전기금’의 신규 청사는 이른바 ‘풀 사이클 쇼룸(Full-cycle Showroom)’ 형태를 띠고 있는데요. 창조경제 생태계 내에서 이러한 집약적 공간 인프라가 가지는 중요성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 창조산업은 영감이나 아이디어의 단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는 생명력을 얻지 못합니다. 창의성이 진정한 ‘경제적 재화’로서 가치를 발현하는 시점은 기획과 생산, 패키징과 홍보를 거쳐 최종 소비자의 손에 닿는 과정을 완결했을 때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본 기금의 청사 내 복합공간은 바로 이러한 ‘풀 사이클’의 논리를 시각적·실천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의를 지닙니다. 단순한 ‘전시장’의 개념을 넘어, 현대적 창조 생태계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얼리와 목공 작업실, 음악실, 카펫 예술 공간, 화가들의 작업실, 패션 존 등 분과별로 배치된 작업실과 창작 공간들은 카자흐스탄 창조산업의 다채로운 스펙트럼과 그 실무적 역량을 동시에 입증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 창조산업에 요구되는 것은 창의적 결과물을 대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정착입니다. 단순히 훌륭한 프로젝트를 개시하는 단계에만 머물지 않고, 이를 정교하게 브랜딩하여 시장에 안착시키고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게 하는 시장 대응력을 갖춰야 합니다. 본 기금은 바로 이 지점 –창의적 재능과 상업적 성공 사이를 가로막는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죠.
– ‘창조산업 발전기금’은 앞으로 국내 모든 주(州)도 소재의 허브들을 총괄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운영방식이 각 지역에 산재한 창조적 역량을 결집하고 전국적 산업 지형을 재편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게 될까요?
– 지역 허브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창조산업이 지닌 잠재력은 아스타나와 알마티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토 전역에는 고유한 문화적 코드와 유구한 공예 전통, 로컬 브랜드와 뛰어난 역량을 갖춘 신진 창작자들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각지에 산재된 잠재성이 전문적인 지원 환경과 발전 기회에 어느 정도로 접근할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오늘날 카자흐스탄 국가 정책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성장을 위한 인프라에 누구나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역 허브는 단순한 이벤트 플랫폼의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역량 강화의 거점’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창작자들이 이곳에서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최적의 파트너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나아가 국가적 지원 체계라는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바로 이 부분에서 본 기금이 수행하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집니다. 각 지역이 제각기 고립된 채로 발전하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지만, 각 허브가 표준화된 방법론과 통합된 프로그램, 그리고 국가적 지원 시스템으로 응집된다면 카자흐스탄은 강력한 ‘분산형 창조 발전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되겠지요. 이는 단순한 청년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각 지역 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거점들을 만드는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 카자흐스탄은 문화와 관광, 창조산업을 결합한 국가 브랜딩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중 국가 소프트파워를 가시화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 가장 유망한 분야는 국가적 정체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글로벌 시장과 공명할 수 있는 영역이지요.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디자인, 패션, 디지털 아트, 주얼리 공예, 카펫 예술, 전통 수공예 및 문화 관광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한가지 인지해야 할 부분은, 국가 브랜딩은 단순히 시각적 로고나 단발성 슬로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진정한 브랜딩이란 국가가 세계를 향해 제안하는 제품과 경험, 그 안에 깃든 서사와 고유한 철학이 결집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기금 청사에 선보인 ‘유르트 캡슐’ 프로젝트는 상징적인 함의를 지닙니다. 이는 카자흐스탄의 전통 유산이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 기술 솔루션과 결합하여 어떻게 ‘살아있는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실체적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관광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우리의 고유한 문화유산과 현대 산업을 결합해 국가 브랜드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데 강력한 의지를 쏟고 있습니다. 이는 창조 섹터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세우고자 하는 국가 정책 기조와 그 궤를 같이합니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독창적인 문화적 코드, 높은 완성도, 현대적인 심미성, 그리고 강력한 수출 잠재력을 고루 갖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창조적 결과물’이야말로 국제무대에서 카자흐스탄을 향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우리의 장인들을 널리 알리며 지속 가능한 국가 이미지를 완성하는 가장 확실한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말 공개된 카자흐스탄 문화정보부 산하 ‘창조산업 발전기금’ 청사 내 워킹 쇼룸 공간
(사진 제공: Akor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