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는 사람들이 올리비에(оливье) 샐러드와 ‘셰레드카 포드 슈보이(селёдка под шубой/ 청어 샐러드)’를 준비하며 연말을 맞이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연말의 가장 큰 연말 특유의 들뜬 분위기와 분주함이 이미 어제 끝났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새해를 크게 기념하지 않는 대신 크리스마스를 아주 중요하게 보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네, 제가 헷갈린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 즉 그레고리력 기준으로 진행되며 카자흐스탄처럼 율리우스력에 따라 1월에 기념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특별한 크리스마스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는 원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종교적인 날입니다. 하지만 많은 문화권에서 이 날은 점차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겨울을 대표하는 가장 따뜻한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특히 추운 계절 속에서 이런 ‘축제의 분위기’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기쁨을 줍니다. 연말은 종종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우울하거나 불안해지기 쉬운 시기이지만 크리스마스는 그런 감정 속에서도 고개를 들게 해주는 날이 아닐까요.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는 누구도 피해 가지 않습니다. 도시 곳곳에는 화려한 장식이 설치되고 대규모 할인 행사들이 열리며, 세상은 마치 조금 더 밝고 마법처럼 변한 듯한 분위기를 띱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겨울과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되어 사람들을 단번에 축제의 분위기로 끌어당깁니다.
다만 한국의 크리스마스에는 조금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 날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바로 종교적인 사람들과 연인들입니다.
한국은 비교적 종교적인 나라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교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대중교통에는 평일 못지않은 인파가 몰리는데, 그중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향합니다.
제가 앞서 크리스마스가 점점 종교적 색채를 잃고 있다고 했지만,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이 날 그들은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직접 만든 음식을 서로 나눕니다. 또한 많은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합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미니 손난로를 나눠주거나 노숙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때로는 작은 공연을 열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단순한 휴일이 아닌, 진정한 의미를 가진 날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주인공은 바로 연인들입니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에게 발렌타인데이와 비슷한 날로 여겨집니다.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하루인 셈이죠.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커플을 위한 공간과 이벤트가 유독 많아집니다. 커플 전용 크리스마스 코스 메뉴, 커플 할인 공연, 커플을 위한 반지 할인까지-
이 날만큼은 전국의 연인들이 모두 데이트를 나선 것처럼 보입니다. 외출 대신 집 데이트를 선택한 커플들은 크리스마스 커플 파자마를 입고,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크리스마스 영화를 봅니다.
반면, 이 날 외출을 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솔로들입니다. 괜히 혼자라는 사실을 더 실감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밖으로 나가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90%는 데이트 중인 커플일 확률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크리스마스가 1년 중 가장 마법 같은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서로를 위해 선물을 고르며, 반짝이는 장식과 거리의 산타를 보며 진심으로 기뻐합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비록 크리스마스는 이미 지나갔지만 그 따뜻한 여운은 아직도 공기 속에 남아 있는 듯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크리스마스의 마법이 아닐까요? [서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