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서울시 및 여러 대학교들의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지면서 과학기술·ICT 분야 전문인력 교류 및 분교 설립 등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카자흐스탄 공화국 과학고등교육부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했다. 특히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은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AI 분야 기술개발 노하우를 한국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사야사트 누르벡 카자흐스탄 공화국 과학고등교육부 장관은 4월 1일 세종시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양국의 과학기술·ICT 분야 전문인력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등교육 및 과학기술 분야 내 혁신 계획에 대해 언급하며 그 중 특히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AI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교육기관 3곳의 설립 계획이 진행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으로부터 관련 분야 내 경험을 집중적으로 전수받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사야사트 장관은 “현재 카자흐스탄 공화국 과학고등교육부는 매년 500명에 이르는 인재들을 선발해 전세계 유수의 대학교들과 연구기관들에 연수를 보내고 있다. 특히 공학기술 부문 내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대한민국과의 기술 교류 중에서도 국가장학제도 ‘볼라샥’, 그리고 앞서 언급한 과학기술자 해외연수제도를 중심으로 협력확대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대한민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적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공화국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국민 담화를 통해 향후 카자흐스탄의 국가발전 전략에 대해 밝히며 “카자흐스탄이 국제무대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IT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6년까지 IT 서비스 수출 규모를 1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업들의 IT 인프라 구축 및 운영과 관련한 수요에 적합한 플랫폼으로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향후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설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고 카자흐스탄이 국제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관심을 끌 수 있는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가 현재 AI 분야가 가진 잠재성과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국가 지식경제를 크게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해당 분야의 여러 세계적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체적인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고안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서 우선 AI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전담 대학기관을 최소 3곳 설립하라”고 과학고등교육부에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방한 일정 중 사야사트 누르벡 카자흐스탄 공화국 과학고등교육부 장관은 이 밖에도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및 교육부 차관과 각각 만남을 가졌다. 사야사트 장관은 이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세계 여러 유수 대학교들의 분교를 카자흐스탄 내에 설립하는 것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8개의 해외 대학 분교가 생겼으며, 그 중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크즐오르다 캠퍼스(코르킷 아타 대학교 산하)도 포함된다. 이 같은 기조를 이어나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분교도 카자흐스탄 내에 설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며 한국의 여러 대학교 및 연구기관들과 상호 호혜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의 선도적인 기술력과 혁신적인 연구 역량을 전수받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카자흐스탄 내 과학기술대학 설립 계획에 협조할 의사가 있으며 향후 양국 간 우수 연구자들의 활발한 교류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으며, 본 면담을 통해 양국 간 과학기술 업무협약 체결이 이루어지는 한편 전문인력 교류, 공동 회의 개최 등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 또한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밖에도 사야사트 장관은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면담을 갖고 서울시-카자흐스탄 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특히 바이오, 핀테크, AI, 로봇 등 미래산업 분야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이야기 하며 “서울은 도시 및 교통관리, 도시기획 등에서 아주 훌륭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가 성취한 성공사례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서울시 및 산하 연구기관에서 카자흐스탄의 연구원들이 연수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누르벡 장관은 개발도상국 우수인재 대상 이공계 장학 프로그램 추진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로써 서울시는 올해부터 성균관대, 경희대, 한양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인공지능, 로봇공학, 생물학, 핀테크/블록체인 등 기술 및 공학 전문 분야 석사 과정을 위한 장학금을10명의 카자흐스탄 출신 유학·연수생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한편 사야사트 장관은 이외에도 경기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 분야 협력, 원어민 교사 교류, 교육 교류 등 다문화교육 발전을 목표로 한 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경기도 소재의 여러 대학교 총장들과의 면담을 통해 지식 교류 및 분교 설립 등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사야사트 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현재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육환경이 정반대 상황이다. 한국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저출생으로 초·중·고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하며 “카자흐스탄이 앞으로 경험할 일들을 미리 겪은 한국이 카자흐스탄의 가장 유력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또 “현재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카자흐스탄에게는 해외 대학교들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초·중·고 교육과 아이들을 위한 교육 협력 또한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