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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르는 미성년자 자살… 카자흐스탄의 청소년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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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르는 미성년자 자살… 카자흐스탄의 청소년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잇따르는 미성년자 자살… 카자흐스탄의 청소년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11.10.2024
      심각성 대두된 계기는 지난달 일어난 연쇄 자살 사건이지만,
      카자흐스탄의 청소년 자살 문제는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사회적 과제…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당 문제 지적해와


      유니세프(UNICEF)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매년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청소년의 수는 4만 5천 8백 명으로, 11분에 한 명 이상의 미성년자들이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 청소년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는 최근 카자흐스탄 사회에서 특히나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부터 말까지 알마티 지역을 중심으로 2주 동안 무려 10명의 미성년자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올해 초부터 지난 8개월간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10대 청소년들의 수도 105명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의 자살 사건이 최근 단기간 내에 잇따라 일어난 것에 큰 우려를 표하면서도 카자흐스탄에서 청소년을 포함한 국민의 자살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오래 전부터 고질적으로 이어져 왔던 사회적 병폐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81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조사를 토대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에서 자살률이 감소할 때에도 카자흐스탄에서는 자살률이 인구 10만명 당 22.5건에서 25.6건으로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발표했으며, 유니세프도 지난 2010년 5년간에 걸쳐 진행한 조사결과를 보고하며 카자흐스탄은 타 개발 도상국들과 비교하여 전 연령대에 걸친 자살률이 높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5세~14세 사이의 아동 및 학생들과 15세~24세 사이의 청소년·청년층의 자살률이 높음을 지적한 바 있다.
      상술했듯 카자흐스탄에서는 지난 9월 중순부터 말까지 약 2주 동안에만 무려 10건에 이르는 청소년 자살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12세에서 17세에 이르는 10대 학생들이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투신 자살이 대부분이기에 그 파장은 더욱 컸다.

      이들의 자살 동기는 당국에 의해 정확히 결론 내려진 바는 없으나, 가령 지난달 16일 고층 건물 옥상에서 투신한 14세의 두 여학생의 경우 생전 모바일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 상에서 구독자들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내용을 주 콘텐츠로 삼는 채팅 그룹에 속해 있었다는 증언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유포된 바 있다. 경찰 당국은 이러한 설을 근거 없는 루머로 일축시킨 바 있으나, 일각에서는 수 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러시아발 자살 유도 소셜미디어 게임인 ‘푸른 고래(Синий кит)’를 본 따 만들어진 소셜미디어 그룹 ‘붉은 돌고래(Красный дельфин)’와 관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번지기도 했다.

      이처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청소년들의 자살에는 근래 들어 학생들이 성과내용을 서로 공유하며 즐기는 특정 장르의 모바일/소셜 미디어 게임들이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에는 특히 근래 카자흐스탄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Schoolboy Runaway’가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교에 재학중인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1인칭 게임상에서는 이용자(플레이어)에게 주기적으로 완료해야 할 일련의 퀘스트(과제)가 부여되고, 플레이어는 다음 단계로의 진척을 위해 계속해서 특정 퀘스트 목록을 완수해 내야 한다. 현재 많은 학부모들과 교사, 정치인들은 이 게임상의 과제들이 ‘폭력적인 아버지의 감시로부터 탈출해 친구 집으로 피신하기’, ‘지붕에서 건초더미 위로 뛰어내리기’, ‘전선 위를 줄타기 하며 뛰어가기’, ‘연못으로 뛰어들기’ 등과 같은 행위들을 아우르고, 완수한 퀘스트들에도 각각 점수를 매김으로써 어린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친구들과 그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 더 높은 점수를 받도록 경쟁심을 부추긴다는 점과 아직 현실과 가상 공간을 뚜렷이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어린이들 특성상 게임 내용에 과몰입한 나머지 일상 생활에서도 무심결에 게임 속 위험 행위들을 그대로 재현하다가 죽음을 초래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줄디스 술레이마노바 마질리스 의원은 근래에 벌어진 자살 사건들과 관련해 “오늘날 우리나라 미성년자들을 자살로 내모는 도구로써 이용되고 있는 각종 SNS와 메신저 앱들에 대한 감시 및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특히 고도의 심리 조종·가스라이팅 수법을 교묘히 녹여낸 각종 퀘스트 위주의 모바일 게임들이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요즘과 같이 소셜미디어가 발달하고 각종 휴대용 전자기기들이 널리 보급되고 있는 환경은 특히나 이러한 유형의 오락거리가 국내 전역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다. 문제는 그 어느 가정도 자신의 아이들을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간 학교폭력·집단 괴롭힘, 자살교사 등을 방지하기 위한 형법을 도입해 오기는 했지만, 그 결과물은 현재와 같은 사태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편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와 관련해 “최근 자살한 학생들이 생전 소지하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자살을 부추기는 모바일 게임 등을 이용했던 정황은 발견된 바 없다”고 발표하면서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위험의 소지가 다분한 모바일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빈번히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해당 유형의 게임들은 자살행위를 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학생들에게 가출·일탈·불순종 등의 행위를 미화하여 모방하게끔 유도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는 어린이들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아울러 내무부 측은 카자흐스탄의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주요 요인들로 ‘외로움·소외감’, ‘경제적 궁핍’, ‘부모 및 친척들과의 갈등’, ‘학우 관계’, ‘부모의 이혼’, ‘가깝게 지내던 주변인의 죽음’, ‘꾸중·벌칙에 대한 두려움’ 등을 나열하면서 미성년자 자녀를 둔 국민들에게 자녀의 평상시 행동과 감정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이들의 관심사를 파악하며 늘 열린 대화가 오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지지와 이해를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많은 정신건강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자살 배경에는 가정환경, 자살충동 유발 온라인 콘텐츠들이나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모방자살)’ 등을 비롯해 여러가지 요인들이 산재하는 바, 그 원인을 하나로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리나트 무자파로프 카자흐스탄 국립 정신건강 센터장은 “이번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서 당사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심리적 부검(자살자의 가족 및 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 인터뷰와 당사자의 생전 개인 기록·병원 진료 기록 분석 등을 통해 자살의 이유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절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자살은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초래되는 이른바 ‘생물심리사회적(Bio-psycho-social)’ 현상이므로 각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은 당사자를 자살로 이끌기도, 혹은 반대로 이를 방지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면서 “자살은 정신질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상태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정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오늘날 카자흐스탄의 청년층 중 4분의 1 가량이 일상 속에서 자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그 중 60%가 15-17세 사이의 청소년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카자흐스탄 공화국 검찰청 산하 법률통계 및 특별기록 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미성년자 자살률은 전년도 동기간에 비해 무려 30%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간 내 전체 아동·청소년 자살자 수인 169명 중 27.8%는 5세에서 14세, 72.2%는 15세에서 17세 연령대에 들었다. 이 밖에 5세~18세 미성년자들의 자살 시도율도 같은 기간 동안 253건에서 298건으로 17.8% 늘어났다. 물론 이는 기록된 사건들에 기반하여 산출된 수치이며, 실제로는 더욱 많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또한 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자살 청소년들의 15%만이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자의 97%가 극단적 선택을 할 당시 약물이나 술 등을 복용하지 않은 정상적인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법률통계 및 특별기록 관리위원회는 장기간에 걸쳐 기록해 온 통계자료에 근거해 “지난 수년간 카자흐스탄 내 미성년자 자살률을 살펴보면 꾸준한 상승 추세가 이어져 온 것은 아니며 해마다 수치가 오르내리는 경향이 보여져 왔다”고 밝혔다. 일례로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연이어 상승했던 미성년자 자살률은 팬데믹 시기에 접어들자 무려 20.6% 감소했고, 봉쇄가 해제된 후에는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후 2022년에는 청소년 자살률에 11.4%의 하락이 발생했다.
      미성년자 자살자 성비의 경우 성인 자살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은 68% 수준으로 나타났다(2024년 1월~10월 기준). 반면 사망에 이르지 않은 자살시도 건수에서는 남성(77건)보다 여성(221건) 미성년자들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카자흐스탄 법무부는 지난 6월부터 가정폭력 방지법을 개정함과 더불어 16세 미만 청소년 및 어린이 대상 성폭력(형법 제121-1조) 및 자살교사방조죄(형법 제 313-1조)에 관한 형법을 새롭게 도입한 바 있다.
      지난 7일 베릭 아실로프 카자흐스탄 검찰총장은 상기 자살교사방조죄에 근거해 최근 미성년자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내용의 모바일 게임 및 텔레그램 채팅방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 들어간 가운데 현재 미성년자들에게 자살 유도성 콘텐츠를 배포한 혐의가 있는 특정 텔레그램 채널들을 대상으로 집중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알리면서 실제로 60명 이상에 이르는 구독자들이 자살과 관련된 행동을 하도록 지침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청소년층을 타겟으로 하는 인터넷 상의 자살 유도 콘텐츠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이미 2만 2천여 건에 이르는 해외발 유해 플랫폼들을 적발 후 차단조치에 나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실로프 검찰총장은 또한 향후 이 같은 수사 대상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해외 유해 플랫폼들을 적발할 경우 해당 국가에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할 계획임을 알렸다. 아울러 정부는 특히 부모들에게 평상시 미성년 자녀의 인터넷 이용 환경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면서 유해성이 의심되는 콘텐츠 사용 정황이 포착될 경우 즉시 법집행기관에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 정부는 최근 자국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됨에 따라 전국 모든 학교들에 전문 인력이 배치되도록 준비 과정에 들어갔다. 예딜 오스판 카자흐스탄 공화국 교육부 차관은 지난 5월 대통령 산하 중앙통신국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 기관들 내에 정신건강 관리 및 심리상담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고 보고하며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8천 5백 명의 정신건강 심리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교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요 임무는 교내 분위기를 모니터링하여 적시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 현재 교육부는 국내 14개 지역에 정신건강 심리상담 부서를 개설하는 등 해당 시스템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향후 상기한 각 지역별 부서들을 통해 심리상담 전문 인력들의 업무를 관리할 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을 별도로 신설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각 학교들 내 상주 정신건강 심리상담 전문 교사의 수 또한 학생 5백명 당 1명 수준이 되도록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국 총 7천 859개 학교들 중 3천여 곳의 학교들에서만 이 기준이 지켜지고 있고, 나머지 학교들의 경우 앞으로 각 소재지 행정부들에서 해당 지침이 지켜지도록 본격적으로 관리 감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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