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이한다. 이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 중 하나로, 민족의 영웅심과 용기, 단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나치즘에 대한 승리는 단순한 군사 전략의 승리만이 아니라, 수백만 명이 감당한 엄청난 희생과 극도의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승리의 대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나라는 소련이었다. 2015년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련의 총 인명 피해는 2,66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약 1,200만 명의 군인들이 전사하였다. 전쟁 기간 동안 출산율 감소를 포함한 전체 인구 감소는 4,200만 명에 이르렀다.
그래서 구소련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을 '대조국전쟁' 또는 ‘위대한 애국 전쟁’이라고 부른다. 이는 당시 소련을 구성하던 15개 공화국의 모든 민족이 파시즘에 맞서 일어선 국민적 저항과 단결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의 기여
카자흐스탄은 이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전쟁 중 120만 명 이상의 카자흐스탄인이 전선에 동원되었으며, 이 중 60만 명 이상이 귀환하지 못했다. 이들은 스탈린그라드 전투, 키예프 해방, 베를린 점령 등 주요 전투에 참여했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산업시설과 병원, 피난민 수용 등 후방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며 전선을 뒷받침했다.
2025년 4월 1일 기준,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가 111명 생존해 있으며, 그 중 한 명인 타라투닌 니콜라이는 최근 102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기념식과 공식 행사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전승80주년이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1월3일, 신문 『아나 틸리』와의 인터뷰에서, 5월 7일 아스타나에서 조국 수호자의 날 및 대조국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할 계획임을 밝혔다.
정부는 “위대한 승리: 용기를 기리고, 후대에 본보기를”(카자흐어: Ұлы Жеңіс: Ерлікке тағзым, ұрпаққа үлгі)라는 슬로건 아래, 연중 다양한 기념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군 제37공수강습여단 소속 군인 80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승전 퍼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해 러시아에 도착했다. 이는 CIS 국가 간 역사적 연대와 우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표시다.
기억의 지리
열병식에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에는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독립국가연합 국가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쿠바, 베네수엘라, 콩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아브하지아, 부르키나파소 등 여러 국가의 정상들도 참석을 확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장 또람, 남아공 국방장관 안젤리나 모체크가 등도 고위급 인사로 참석할 예정이다.
몽골, 인도, 북한 등은 기사 작성 시점까지 최고위급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고위급 대표단 또는 군사 참관단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측의 성명에서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에 참여했으며, 특히 러시아 영토 내 쿠르스크 지역 해방 전투에 참전했다고 발표해 이는 국제적으로도 큰 논쟁거리가 되었다.
역사적 진실과 기억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전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은 항상 역사적 진실을 옹호해 왔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에 대한 기억을 보존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카자흐스탄이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 왜곡에 반대하며, 참전 용사에 대한 예우와 역사 보존에 힘쓰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5월9일은 기억과 감사의 날이다. 그날은 후손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머리 숙이는 날이다. 그리고 바로 그 안에 우리의 힘, 우리의 정체성, 우리의 미래가 담겨 있다.
그 누구도 잊히지 않았고, 그 무엇도 잊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