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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을 배우러 새벽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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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한글을 배우러 새벽 6시∙∙∙
      한글을 배우러 새벽 6시∙∙∙
      13.10.2026
      최근 몇 년 사이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크게 늘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만도 지난 1년 동안 한글을 배우는 사람이 100% 이상 늘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한글 수강생이 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 세계로 확산된 한류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드라마와 K-pop, 관광과 건강검진을 비롯한 의료관광, 취업 등이 한국어를 배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이미 도라마나 K-Pop의 범위를 넘어 대학과 학교, 각종 수업에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한글을 배우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런 여러 동기와 상관없이 모국어를 꼭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시간과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수업에 다니는 이들도 있다.
      나는 이미 75고개를 넘어선 분이 알마티로부터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카라사이 구역 잔도소보 마을에서 수업을 다닌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한글날에 그런 학생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분은 알마티고려민족 중앙회 소속 <무궁화>학교에서 이미 3년째 한글을 배우고 있는 장 시나이다 (Тян Зинаида Николаевна) 씨다.

      - 시나이다 니꼴라예브나, 수업이 있는 날에 몇 시에 집을 나서세요?

      -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챙길 것을 챙겨 6시에 집을 떠납니다. 수업이 9시에 시작하니 두시간 반쯤 여유를 두어야 합니다. 도중에서 차를 갈아타야 하고 교통 체증도 예상해야 하니까요…

      나는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 그렇게 버스를 오래 타고 오는데 지루하지 않아요?

      - 버스를 오래 타고 오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먼 길에도 장점이 있으니까요… 저는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이어폰을 끼고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거든요.

      … 장 시나이다 니꼴라예브나는1937년 강제이주 당시 우슈토베역에 도착한 첫 열차에 실려 온 고려인 강제이주자의 후손이다. 시나이다의 부모가 이혼한 후 어머니는 홀몸으로 자식 셋을 키웠다. 시나이다의 가정은 우슈토베에서 멀지 않은 '오소아위아힘' 콜호스에서 살았다. 이곳은 1937년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이 힘겨운 노동으로 삶의 터전을 일구였던 곳들 중 하나였다. 후에 이 콜호스는 '옥쨔브리' 콜호스로 개칭됐다.

      시나이다의 어머니 리 따찌야나는 이 콜호스에서 성실하게 일했다. 그녀는 짧지만 보람있는 생을 살았다. 소련 시절 수여받은 <노동적기훈장>도 그 삶을 말해준다.

      아홉살 때 어머니를 여윈 시나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8년제 학교를 우슈토베에서 마친 뒤 프룬세(현재 비슈케크)에 사는 삼촌 집에서 지내며 9~10학년을 다녔다. 시나이다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심켄트 수문 및 건설전문학교 계획학과에서 공부해 졸업했으나,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구역교육부에서 경리로 일했다. 출가한 후에는 '옥쨔브리' 콜호스 (딸듸꾸르간 주, 까라딸 구역) 다시 돌아와 이동기계화 건설대에서 현장 책임자로 일하면서 알마아타(현 알마티) 농업대학 통신과에 입학했다.

      - 보시다시피 나는 인기 있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닌데 기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나요?

      - 한글날을 맞아 모국어에 대한 깊은 애정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어릴 적에 집에서 고려말을 쓰셨나요?

      - 예, 물론이지요.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해마다 <레닌 기치>('고려일보' 전신) 신문을 구독하셨어요. 신문을 배달받은 날이면 저녁에 식구들을 모두 모아 앉혀 놓고 큰 소리로 신문을 읽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말은 설명도 해주시고요. 하긴 아이들은 신문의 내용을 거의 다 이해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이것이 집안의 전통이 돼 우리가 조용히 앉아 듣기는 했지만 '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격으로 머릿속에는 온통 다른 생각뿐이었지요…(시나이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시나이다 니꼴라예브나, 한글을 배우기 위해 왜 <무궁화>학교를 선택하셨어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건가요?

      - 아닙니다. 그저 찾아갔는데 이제 와서 보면 '명중'이었어요. 김 스베틀라나 그리고리예브나 선생님은 교과서만 따라 판에 박힌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교수법을 도입하려고 노력합니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교사와 수강생들 사이의 연락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보내주시는 간단한 텍스트를 읽어 녹음해서 보내면 잘못 발음한 부분을 바로잡아 다시 녹음해 보내주시곤 합니다. – 장 시나이다 니꼴라예브나가 <무궁화>학교 한글 교사 스베틀라나 그리고리예브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김 스베틀라나 교사와 만나 장 시나이다 씨에 대해 물어보았다.

      - 그 분에게는 우선 규칙을 지키는 것이 철칙입니다. 먼 곳에서 수업을 다니지만 지각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강합니다. 가능하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여러 가지 질문도 합니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이것이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장 시나이다 니꼴라예브나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현재 알마티시 '친선회관'에서 카자흐어도 배우고 있다.

      - 가정을 돌보면서 두 가지 언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요?

      - 물론 시간이 많이 들지요. 어떨 때는 친구들이 전화를 걸어 «지금 뭐 해?»라고 묻습니다. «숙제해»라고 대답하면 «넌 영원한 대학생이구나!»라고 웃으면서 말들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영원한 대학생'이 제 별명이 됐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말입니다.

      - 시나이다 니꼴라예브나,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딸을 낳아 가슴에 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 어머니에게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장 시나이다의 딸 마리안나는 두 대학교, 즉 알마티 경영∙마케팅 대학교와 철도전문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운송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딸이 낳은 두 손녀, 큰손녀는 투란대 학생이고 둘째 손녀는 중학생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노년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남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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