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렉산드르, 크즐오르다
지난 7일, 스라 땅에서 특별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크즐오르다 주 고려인 민족문화 연합 (이하 AKKO)이 창립 35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 행사는 3대 고려인 문화 상징인 코르큿 아타 국립대 (구 고려 사범대학),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 그리고 <고려일보> 신문을 한데 모으며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었다.
크즐오르다 주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동포들에게도 특히 중요한 곳 중 하나이다. 고려인 문화의 세 기둥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행사에는 주∙시 정부 관계자, 다른 민족문화 센터의 대표, 각 지역에서 온 활동가들이 함께하며 축하의 뜻을 더했다. 1000석 규모의 필하모니아 홀은 참석자들로 가득 찼고, 이날의 열기는 그 자체로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행사의 시작은 크즐오르다 주 부지사 바이마노프 샤흐마르단의 축사로 열렸다. 그는 고려인들이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 점과 과 한-카자흐스탄 국제 교류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언급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주카자흐문화원 구본철 원장은 AKKO에 한국 전통 의상을 기증했으며, 국립 고려극장에는 전통 악기를 선물하며 한-카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고려극장이 선보인 '삶 – 단결의 역사'라는 제목의 연극이었다. 이 작품은 다민족 카자흐스탄의 역사를 주제로, 감동적인 줄거리와 화려한 무대 연출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 로만 가수가 부른 '투간 제르' (Туган жер)의 선율이 울려 퍼지며 전통 카자흐 의상을 입은 여성이 고려인 여성에게 유르트를 건네는 장면과 조화를 이루며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남성 보컬 그룹 K8Voice의 공연 또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빅토르 초이의 전설적인 곡 ''변화''를 비롯한 여러 무대가 이어지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행사 후반부에는 유가이 안젤리나의 라이브 공연과 함께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삶과 고려극장의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놀랍게도 상영된 장면 중 <고려일보> 기자들도 나왔다.
이번 행사는 크즐오르다 주 고려인 민족문화연합의 새 운영진과 안 엘레나 회장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또한,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의 대표로 참석한 <고려일보> 총주필 김콘스탄틴은 크즐오르다 주 고려인 민족문화연합에 공헌한 공로자들에게 협회 메달과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에 AKKO 운영진도35주년 기념 메달을 발행해 회원들에게 전달했다.
크즐오르다 주 고려인 민족문화연합은 1989년 창립 이후, 전통 문화와 언어를 보존하고 민족 간 화합을 촉진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번 35주년 행사는 지난 35년의 성과를 기념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다민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카자흐스탄의 상징으로서, 크즐오르다의 고려인 민족문화연합은 앞으로도 한국과의 문화적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