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비롯한 자원의존 구조의 유라시아 국가들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및 원자재가격 하락 기조로 인해 경제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도 2000년대 이후 국제원자재 상승기에 축적된 재원을 비원자재 부문에 투자하는 다양한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정부가 산업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2010년대부터 국영지주회사를 통한 혁신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카자흐스탄의 혁신산업 육성정책과 구조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주도 경제성장의 실효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카자흐스탄의 혁신산업 육성 정책과 구조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원의존적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산업부문에 투자해 왔다. 정부의 산업육성정책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완료된 1단계 <국가 산업•혁신발전 촉진 프로그램 2010-2014>과 2015년부터 시작된 2단계 <국가 산업•혁신발전 프로그램 2015-2019>를 통해 지속되고 있다. 현재 2단계에 있는 산업혁신 프로그램은 주요 목적으로는 1) 제조업 발전 촉진 2) 주요 산업분야에서 부가가치와 효율성 향상 3) 비석유 부문의 비중증가를 위한 시장 확대 4) 효율적인 일자리 창출 5) 제조업 우선 분야의 기술 효율성 증대와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미래 산업 기반마련 6) 제조업 분야에서 비즈니스 활동 촉진과 중소기업 발전 등이 포함된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카자흐스탄 정부는 단순한 산업화를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와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기존 산업의 체질을 고도화하여 혁신적인 산업구조를 갖추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이러한 과제 실현을 위해 연간 구체적인 투입 재정을 확정하였다. 정부는 2단계 1차 연도인 2015년에 약 3,275억 텡게라는 많은 자원을 투입하여 산업화의 속도를 내왔다

 

특히 정부는 산업 분야에 대한 재원투입의 효율화와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국영지주회사 체제를 본격화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국영지주회사인 ‘바이테렉(Байтерек)’은 이러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다. 이 기구는 효율적인 산업정책 집행과 자금 제공, 운영과 관리의 편의를 목적으로 하며 산업정책의 구성요소에 있어서 자원의 배분(Channelling)과 관리(Management)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말 기준으로 바이테렉은 산하에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혁신산업 육성과 관련된 자회사는 기술 개발공사(Национальное агентство по технологическому развитию)와 카자흐스탄 투자펀드(Инвестиционный фонд Казахстана)로 볼 수 있다. 이들 두 기구는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뿐만 아니라, 대체에너지•정보통신•바이오 등의 다양한 혁신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되어있다.

 

정부정책의 한계와 과제

 

혁신주도형 산업구조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은 그리 쉬운 과제는 아니다. 먼저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노동투입위주의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에서 탈피하여 생산체계내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정보통신•바이오 등 신기술의 산업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공사와 카자흐스탄 투자펀드를 활용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자금지원은 주로 석유화학•기계•광업•농업 등의 전통적인 산업에 치우쳐 있으며 이 또한 고부가가치 제품생산보다는 범용제품 생산을 목적으로 한 산업설비와 시설을 갖추는 데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기술개발공사의 산업부문별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총 44개 투자 프로젝트중 대체에너지와 정보통신 분야는 각각 5개에 그치고 있다. 또한 카자흐스탄 투자펀드의 경우 전통산업에 대한 투자가 더 집중되어 있는데 같은 해 총 23개 기업에 대한 투자는 목재가공(5건)과 야금•채굴(4건) 등 전통산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전무하다. 

정부의 투자가 전통산업에 집중되는 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재원투입의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카자흐스탄이 강점을 갖고 있는 자원관련 분야와 연계된 투자가 효율적이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천연자원의 가공부문은 제품생산과 관련된 안정적인 원료확보와 저렴한 가격을 기반으로 하여 빠르게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두 번째 원인은 정부가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투자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산업에 대한 국내기반이 미약하여 투자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카자흐스탄 정부는 산업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이 미약한데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기술 인재육성 및 인적자원의 고도화에 힘써야 하며 이를 통해서만이 기술발전이 가능하다.    

혁신주도형 경제성장은 단순한 신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데 그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 산업의 효율화와 신산업의 성장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면서 경제전반의 생산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현재 산업 혁신과 성장을 위한 주도권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갖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한 도구로 삼고 있는 국영지주회사와 각종 기구의 구조는 정부 정책을 시현하는 데 있어 적절한 메커니즘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업혁신을 이루는 데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많은 국가들이 신산업 육성을 통한 제조업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에서 정부의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지원  KOTRA 연구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