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주 베트남 하노이 출장을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소련에서 살았던 우리에게는 사회주의 진영에 속하는 북베트남이 형제 나라였지만 멀고 먼 이국적인 나라로 계속 남아 있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베트남은 남베트남 정부가 전복되고 북베트남의 호치민에 의해 1975년에 통일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필자는 2년 전에 기사를 쓴 바 있습니다. 

베트남 국립대학에서 6월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진행된 제17차 글로벌 코리아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하노이에 갔었습니다. 그 포럼에서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현안 문제들이 토의되었습니다. 

세 가지 테마가 포럼의 주제이였습니다. 첫째는 베트남의 국가 통일 경험이고, 둘째는 베트남과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테마였으며, 셋째는 한반도 통일 과정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베트남 교수들은 토의 주제에 큰 관심을 갖고 한국 동료들과 토론도 하고 보고자에게 적극적으로 질문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고나 해설 그리고 질문 중에서 포럼이 종료된 2일후 즉 6월 29일에 개최되는 북한의 제13기 최고인민회의 4차 회의에 대해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은 점은 필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필자가 지난번 기사를 끝내면서 바로 이 중요한 사건에 대해 그리고 이 회의에서 채택된 새로운 결정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제13기 최고인민회의 4차 회의에 6개의 의안이 상정되었습니다.

1. 북한 사회주의 헌법의 개정

2. 김정은을 북한의 최고 지위에 추대하는 문제

3. 북한 국무위원회 구성

4. 조선노동당이 내세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이행

5.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설치

6. 조직 문제.

얼핏 보기에는 회의가 국가발전의 중요한 문제들을 많이 토의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젊은 북한 지도자의 절대적 권력을 법적으로 공인하는 것이 이 회의의 기본 취지였습니다. 의제의 모든 조항이 이 기본 목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의제의 첫 문제부터 보기로 합시다. 북한의 공식적인 소식통은 <사회주의 헌법의 구성체계, 기본 내용, 혁명의 원칙이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수정되고 보완이 이루어졌다고 말하였습니다. 즉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개정하였고 <국방위원회는 국무위원회로>, <최고재판소는 중앙재판소로>, <총검사국은> <중앙검사국>으로 개정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국가 권력 구조의 중요한 재편이 있었는데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재편한 것입니다.

중요한 국가기관의 명칭에서 <최고>라는 말을 <총> 또는 <중앙>이란 말로 바꾼 것은 권력의 중앙집권을 강화하는 것과 관계있습니다.

두 번째 의제, 즉 기본 문제 토의 과정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은 김정은을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습니다. 김영남의 제의는 모든 대의원들과 회의 참가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김정은을 북한 집행기관의 최고 지위에 추대한 것은 김정은에게 북한 최고 지도자의 권한을 공식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김정은을 이전의 김일성 주석과 동일시하는 것입니다.

 

셋째 의제에서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의 제의에 따라 부위원장들이 선출되었습니다.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내각 총리 박봉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가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되었고, 김기남, 박영식, 리수용, 리만건, 김영철, 김원홍, 최부일, 리영호 등 모두 8명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중 2명이 외교관인데 이것은 국가의 새 지도부가 대외정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네 번째 의제 토의 과정에서는 5개년 계획 실천을 재개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5개년 계획이 국가경제의 돌파구를 연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공업 및 농업 발전을 중앙이 더 엄격히 조절하고 통제한다는 것만은 의심할 바 없습니다.

다섯째는 <조국 평화통일위원회 사무국>을 <조국 평화통일공화국 위원회>로 개정하여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남한과의 관계를 책임지는 국가기관의 명칭 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아직은 말할 수 없습니다. 혹시 이것이 한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며 한국 통일부와 대화를 재개하려고 하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보입니다. 현재 남북한 관계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습니다. 이미 여러 번 다시 시작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자신의 입장을 굳게 고수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로켓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전에는 모든 회담을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차기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새 정부가 북한에 강요하는 전제 조건이 없이 회담 석상으로 나오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또한 미국 쪽으로도 희망을 갖고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북한과의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대외정책의 방향이 현격히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섯번째로 조직문제가 토의되었는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의 제의에 의해 태종수가 해임되었고 김영철, 박태성, 주영길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북한 내각의 제의에 따라 리주오와 리룡남이 내각 부총리로, 그리고 고인호는 내각 부총리 겸 농업상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직책 변동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제의에 따라 박명철 대의원이 북한 중앙재판소 소장과 최고인민회의 입법추진위원회 위원의 직책에서 해임되고, 강윤석이 중앙재판소 소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북한에서는 김씨 일가의 삼대 즉 김일성의 손자에게 권력이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김정은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조선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국가, 군사 및 당 권력을 모두 장악했습니다. 젊은 북한 지도자는 경제의 자립적 발전, 핵-로켓 무기체제 구축을 강구하는 방도로서의 국방력 강화에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치가들이 지적하는 바에 의하면, 김정은은 경제건설에서 시장 기구를 이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에게서 김정은이 물려받은 정치 및 군사 엘리트, 원로근위대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의 입장을 잃을 것이며, 북한 권력층의 새로운 세대가 점차적으로 그들을 대신할 것입니다. 그 세대가 무엇을 하게 될 지는 머지않은 장래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김 게르만 – 건국대 역사강좌 교수, 중앙아시아 연구 및 협력 센터 소장, 

 

제 17기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중앙아시아 협의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