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평창 올림픽에 관한 것이다. 그 동안 조용히 준비해온 국제경기가 며칠 전부터 TV를 비롯한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더 뜨겁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북한팀의 올림픽 참가에 관한 일이다. 이 글에서는 평창 올림픽이 남북 평화의 조성에 기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본 논의에 앞서 ‘평창(Pyeongchang, Пхёнчхан)’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하려고 한다. 평창은 한국의 강원도 중부 내륙에 위치한 행정구역으로서 거주 인구가 4만 여명에 불과해 시(город)보다 작은 군(уезд) 단위이며 그 중심은 평창읍이다. 1966년 평창 인구는 10만 명 정도였지만 현재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평창의 기원은 고구려 영토에서 시작하여 고려때에 평창의 지명이 만들어졌으니 1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 된다. 조선 초기 국왕이던 단종이 정치적 박해를 당해 유배된 곳이 바로 평창 남쪽의 영월이다. 그만큼 이 일대는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었다. 평창에서 동쪽으로 가면 대관령이라는 큰 고개가 나오는데 이곳을 거쳐야 동해안 바닷가로 나갈 수 있었다. 대관령을 넘어가면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도시 중 하나인 강릉이 위치하고 있다. 강릉 인근에 양양 국제공항이 있다.

평창을 비롯한 강원도 전 지역은 지리적으로 산들이 많아 논농사에 부적합했고, 교통도 매우 불편했으며, 교육 및 의료 환경 등이 열악했다. 그래서 현재도 인구가 비교적 많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인구 5천만 명 중 20% 정도인 1천만 명이 서울시에 살고, 또 20% 정도인 1천만 명이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에 살고 있다. 즉 수도권이라고 하는 곳에 한국의 인구 40%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강원도 지역의 전체 인구는 겨우 155만 명 수준으로서 행정구역 크기에 비해 적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번 평창 올림픽 개최 계기로 강원도 지역이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교통망의 발전이 있었다. 서울에서 기차타고 강릉으로 가려면 긴 거리에 6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기존의 영동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차량이 많을 때는 매우 불편했다. 그러나 최근에 개통된 고속철도로 인하여 서울 출발 기준 1시간 40분대이며, 인천공항에서 출발해도 2시간 반이면 동해안에 이른다. 그리고 서울-양양간 고속도로가 완공되어 1시간 반이면 승용차로 서울에서 동해안으로 갈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현상은 국토의 균형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에 속한다. 이제 강원도의 낙후성은 옛 이야기로 되어가고 있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하여 평창에 들러 구경하고 강릉에서 점심 식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해안에서 바람을 쐰 후 근처 관광지에서 저녁 먹고 출발하면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 올림픽 덕분으로 평창 및 강원도가 혜택을 크게 본 셈이다.평창 올림픽 개최권을 얻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은 힘든 여정의 연속이었다. 처음 2003년에 개최 신청을 했다가 실패한 이후 2007년에도 거듭 실패했다. 세 번째 도전한 2011년에 결국 올림픽 개최권을 얻는데 성공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2회 개최한 경험이 있고, 한국이 그 다음이다. 한국은 이미 1986년 아시아 게임, 1988년 하계 올림픽 게임을 개최한 저력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를 진행시킬 능력이 있는 국가임이 입증되었다. 

한편 북한은 한국이 개최하는 국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불참을 선언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경우를 제외한 후 역대 경기를 살펴보면 우선 2002년 부산 아시아 경기, 그리고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경기,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 선수권 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아 경기 등 모두 네 차례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다. 특히 2014년의 경우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인 최룡해, 황병서, 김양건 당 비서 등이 대회 폐회식에 참가하여 경기를 빛내 주었다. 당시 한국정부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지만 국제경기의 진행에 관해서는 민족화합의 정신을 보여 주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평화적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우선 평창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위한 일련의 움직임이 가시화되었던 것이다. 한국의 통일부 장관, 차관 등 고위급 인사 5명과 북한 고위급 인사 5명이 판문점에서 만나 올림픽 경기 참가와 관련한 회의를 개최한 후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었다. 아울러 응원단과 예술단의 방문도 이루어 질 예정이다. 이미 공연을 위한 사전 방문이 지난 1월에 이루어졌다. 강릉과 서울에서 북한의 예술단이 공연할 계획이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되었고, 대회 입장식에서는 늘 그렇듯이 양국의 국기 대신 한반도가 그려진 깃발이 사용될 것이다.실로 막혀있던 남북 대화의 창구가 다시 뚫린 것이다. 북한은 현재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한 양국의 협력에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많이 놓여 있긴 하다. 

평창 올림픽이 만약 성공적으로 끝나면 남북 화해 분위기는 한층 더 오를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북한에 대한 대화와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평화는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정권과의 대화 유지와 평화를 위한 양 측의 진정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답게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 노력에 반대하는 정당과 단체가 엄연히 존재한다. 이들은 평창 올림픽조차도 평양 올림픽이라고 빗대어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평창(Пхёнчхан)과 평양(Пхёнян)의 발음이 비슷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비아냥거림의 용어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오히려 평화(Пхёнхва - мир)라는 단어를 이용하여 평창-평화를 같이 사용하는 것을 좋아 한다. 지난 정부 9년 동안 남북 관계는 완전히 얼어 있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단이 폐쇄되었다. 당연히 남북한 대화도 단절되어 있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산재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 실시에서 비롯된 한반도 위기 상황의 발생이다. 그 결과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현명한 방책을 수립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바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수행 여부이다. 왜냐하면 이미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 정치적인 행위가 개입되었고 북한의 참여를 위한 남북 고위 당국자간의 회의가 개최되었으며 실제로 행사장에서 남북한 체육인 및 문화예술인들의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서 거행될 것이기 때문에 그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  평창 올림픽 이후 한국 정부는 더 적극적인 남북 교류와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실행할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 대해 한국사람, 북한 사람, 한인동포 그리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황 영 삼

경력/학력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통일문화연구원 연구실장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학교 한국학과 파견교수 (2005-6)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국제관계학과 박사